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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와인 애주가’ 늘었다…수입 와인 판치는 국내시장

[주류업계 5년 성적표②] 와인
지난해 와인 수입액 70%, 중량 40%가량 급등
유통 판로 다양해지자 주요 와인 가격 하락
국내 시장 대부분은 수입, 국산 와인은 미비

 
 
롯데마트에 마련된 와인코너. [라예진 기자]
 
와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폭발 기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이 줄고 집에서 친구, 가족과 즐기는 ‘홈파티’가 늘면서 와인이 의외의 호황을 맞았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5년간(2017~2021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의 와인 수입 실적 동향을 분석한 결과, 5년 새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와인 수입액은 2억1003만 달러에서 2018년 2억4400만 달러, 2019년 2억5925만 달러로 조금씩 증가하더니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 3억3001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30%나 뛰었다. 또 지난해에는 5억5981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0% 가까이가 급증했다.  
 
수입 와인 중량도 크게 늘었다. 2017년 3만6144톤에서 2018년 4만291톤, 2019년 4만3495톤으로 늘더니 2020년에는 5만4126톤, 2021년에는 7만6575톤으로 껑충 뛰었다.        
 

신세계는 '와인앤모어', 롯데는 '보틀벙커'   

와인앤모어 매장에서 우창균 신세계엘앤비 대표가 주한호주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와인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대형 유통업계에서도 와인 소비자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이전부터 와인 시장 선점에 나선 신세계는 입지 굳히기에 나섰고, 롯데는 계열사마다 와인 전문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등 와인 시장 추격에 나섰다.  
 
먼저 신세계엘앤비는 전문 큐레이터가 주류를 판매하는 ‘와인앤모어’ 매장을 운영하며 몸집을 키웠다. 와인앤모어는 2016년에 처음 문을 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매장 44개점으로 확대했다.  
 
신세계엘앤비는 이마트 등의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통해 와인 판매를 진행하며 매출액이 급증했다. 2018년 연 매출 936억원 수준에서 2019년 1072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20년에는 1454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에는 3분기까지 1432억을 넘기며, 연매출 1500억원을 거뜬히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엘앤비는 올해 안으로 추가로 매장 8개점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는 호텔롯데 1층에 전문 와인매장 오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세븐일레븐 매장 2층에 와인 스튜디오를 꾸미는 등 롯데 계열사 전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중 가장 심혈을 기울인 매장으로 ‘보틀벙커’를 꼽을 수 있다.  
 
롯데는 서울 잠실동에 위치한 제타플렉스 잠실점 1층 전체 면적 70%를 차지하는 대형 와인숍 ‘보틀벙커’ 문을 열었다. 이 매장에는 1만원대부터 1억원 안팎까지 총 4000여종이 넘는 다양한 와인을 판매한다. 또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 탭'도 운영한다. 이례적으로 ‘와인 애주가’만을 위한 공간을 마트 1층에 대규모로 구성한 것이다.  
 
서울 잠실동에 위치한 '보틀벙커'에 설치된 테이스팅 탭 공간. [사진 보틀벙커]

온라인으로 주류 결제 가능한 '스마트오더' 도입 

 
국내 수입와인 유통채널이 많아지면서 덕분에 가격은 하락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8월 주요 수입 와인 원산지별 소비자가격을 분석한 결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칠레산 수입와인 가격이 모두 2020년을 기점으로 내렸다. 
 
프랑스산 와인은 100㎖당 표본 소비자가격이 2019년 1만194원에서 2020년에는 9500원으로 1만원 선에서 내려왔다. 칠레산은 2019년 4161원에서 2020년 3155원으로, 이탈리아산은 2019년 4741원에서 2020년 3768원으로, 미국산은 2019년 7849원에서 2020년 7325원으로 떨어졌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격모니터링 대상 21개 제품 16개 제품이 최소 0.1%에서 최대 40.3%까지 저렴해졌다”며 “기존 와인전문점 외에도 대형마트, 편의점 등 와인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초저가 와인이 앞다퉈 등장하면서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지난 2020년 3월부터 ‘주류 스마트오더’를 도입한 것 역시 와인 소비로 이끌었다. 주류 스마트오더는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주류 제품을 주문하고 결제한 후에 상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매장에서 직접 찾아가는 시스템이다. 이전까지 와인 등 주류는 현장 결제만 가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와인 역시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흐름세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수입 와인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명 중 1명은 주류 스마트오더로 제품을 샀다.    
 

대형마트 와인코너에 판매하지 않는 국산와인  

한편 국내 와인 소비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90% 이상이 수입와인이고 국산와인이 설 자리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업계에서 와인을 취급할 때 수입와인만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국산와인은 포도를 활용해 제조한 ‘전통 과실주’라는 인식이 큰 것도 문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와인코너에서는 국산와인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며 “국산와인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제조 규모가 비교적 소량이라, 대량 유통 과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국산품과 수입품 시장 비율이 거의 5대 5인 맥주와 달리 와인 시장은 1대 9 정도로 수입와인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며 “수입 와인 의존도 90%가 계속 유지되면 유통비용 등의 이유로 높은 와인 판매 가격을 부추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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