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물적분할 리스크 해소에도 산적한 과제들
주주 원성 샀던 물적분할 재검토 결정에 주가 반짝 상승
기대 못 미친 실적, 콘텐트 투자 부담 등이 반등 발목 잡아
물적분할 리스크를 해소한 CJ ENM의 주가가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2월 들어서도 12만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가 강세를 보인 건 2월 9일 딱 하루다. 전일 대비 9.52% 주가가 올랐다.
이날은 CJ ENM이 “주주들의 우려, 규제 환경 변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스튜디오 설립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재검토 중”이라면서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한 날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콘텐트 제작 부문의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하고 주가가 줄곧 곤두박질쳤다. 시장이 회사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물적분할을 공시하기 전 18만원선을 웃돌던 주가가 단숨에 12만원대로 내려앉자 CJ ENM은 결국 새로운 계획을 모색하기로 했다.
악재를 해소하면서 상승세를 탈 것 같던 CJ ENM의 주가는 10일(-4.13%), 11일(-5.14%)에 주가가 연일 꺾이면서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했다. 주주들의 비난 여론에 중대한 경영 계획을 철회했는데도 시장이 냉담한 이유는 CJ EN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또 있어서다.
무엇보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29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66.2%나 빠졌다. CJ ENM은 올해 연매출 4조원을 넘어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냉담하다. 2월 들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 증권사는 9곳이나 된다. 한화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Hold)으로 낮추기도 했다.
티빙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부문의 성장을 향한 신뢰는 탄탄하지만, 홈쇼핑 CJ온스타일을 운영하는 커머스부문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9%나 감소했다. 패션 부문 취급고 1조원 달성, 모바일 라이브쇼 확대 등 적극적인 체질 개선을 꾀하곤 있지만 상황이 녹록하진 않다. TV를 시청하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고객이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유력하단 소식만 들려온 SM엔터테인먼트 인수건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량이 뛰어난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는데, 인수가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물적분할 재검토로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콘텐트는 미디어 기업이 신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지만, 막대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CJ ENM은 2025년까지 5조원을 콘텐트 제작에 투자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올해만 해도 8600억원을 콘텐트에 베팅한다. 투자 부담 때문인지 CJ ENM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27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2968억원)보다 수익성이 악화할 거란 얘기다.
투자 부담을 상쇄할 만한 사업성과가 드러나지 않으면 18만원을 웃돌던 지난해 11월 주가를 회복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시장 영향력을 늘릴 수 있단 점에서 CJ ENM의 투자 전략은 긍정적이지만 당장의 수익성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투자에 따른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야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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