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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빅3 전망] ‘올해 신작만 10개’…넥슨, 새 캐시카우 마련 성공할까

숨 고르기 끝난 넥슨, 올해 신작 총공세
MMORPG부터 레이싱까지 다양한 장르 선보여
“이용자 기대 뛰어넘는 게임 완성도 향상에 주력”

 
 
넥슨 사옥 [사진 넥슨]
게임업계 맏형 넥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올해 선보이는 신작만 10개에 달한다. 넥슨은 지난 2년간 내실을 다진 끝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작을 쏟아낼 계획이다. 이번 신작 가운데 새로운 ‘캐시카우’가 탄생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넥슨은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는 등 다양성 실험에 주력해 왔던 게임사다. 해당 게임들의 경우 기존 흥행 공식에서 벗어나 있는 점이 특징이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2018년 취임 당시 “넥슨의 철학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다양성”이라며, 넥슨만의 문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넥슨은 자회사를 포함한 신규 개발 조직을 독립적 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했다. 각 조직의 개발 철학과 개성에 기반한 창의적 게임 개발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개발 스튜디오에 프로젝트 신설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자율적 권한을 부여했다. 이 역시 다양성을 위한 조치였다.
 

모바일 감 잡은 넥슨,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넥슨의 다양성 실험은 막을 내렸다. 수많은 신작을 선보였지만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후 넥슨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 ‘페리아 연대기’ 등 그동안 진행 중이던 신규 게임 프로젝트들을 대거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넥슨의 다양성 있는 게임 개발을 이끌었던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마저 넥슨을 떠났다.
 
넥슨은 이후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성공 가능성이 큰 게임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V4’, ‘바람의나라:연’,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 등 다수의 신작 모바일게임이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바람의나라:연은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해에도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지난해 출시한 신작은 ‘코노스바 모바일’과 ‘블루 아카이브’ 등 단 2개였다. 다만 신작 부재와 기존 인기 IP의 노후화로 인해 2년 연속 매출 ‘3조 클럽’ 달성에는 실패했다.
 
체질 개선에 주력하며 숨죽였던 넥슨은 올해 신작을 대거 선보이며 총공세에 나선다. MMORPG부터 TPS, 액션 RPG, 레이싱 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로 무장한 대작들을 연타로 내놓는다. 최근 출시한 ‘커츠펠’을 포함해 올해 출시 예정작만 10개에 달한다.
 
올해 선보일 신작 목록은 다음과 같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테일즈위버:세컨드런 ▶프로젝트 ER ▶마비노기 모바일 ▶프로젝트D ▶커츠펠 ▶HIT2 ▶아크 레이더스 ▶카트라이더:드리프트 ▶DNF DUEL
 
지난해 8월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이정헌 대표는 “게임의 완성도를 우리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가 돼야 유저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작 출시 시기를 앞당겨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커진 규모로 인해 혁신의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합작법인 형태로 데브캣과 니트로 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니트로 스튜디오와 데브캣은 ‘카트라이더:드리프트’와 ‘마비노기 모바일’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역량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개발 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신규 법인명은 넥슨게임즈(가칭)다.  
 
넥슨은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 네오플, 넥슨게임즈, 원더홀딩스와 설립한 합작법인(니트로 스튜디오, 데브캣) 등을 큰 축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는 AAA급 글로벌 기대작 ‘아크 레이더스’를 준비 중이다.
 
넥슨의 올해 라인업 키워드는 ▶명작 IP의 모바일화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차세대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형 MMORPG 등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진 넥슨]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테일즈위버까지···명작 IP 화려한 귀환

 
넥슨은 오는 3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대반격의 서막을 연다. 네오플의 액션 개발 노하우를 총 집약해 탄생한 최고 기대작 던파 모바일은 빠르고 호쾌한 원작 고유의 액션성을 모바일 플랫폼에 고스란히 담아낸 액션 RPG다.
 
던전 전투와 유저 간 대전(PvP)에 수동 전투 방식을 도입해 오락실 액션의 손맛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윤명진 디렉터는 “게임을 즐기는 것 자체에 집중한 성장과 파밍을 선보이기 위한 방향으로 던파 모바일의 개발에 매진해왔고, 이른 시일 내에 국내 이용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과거 ‘던파’의 향수를 느끼는 동시에 모바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던파만의 액션성에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지난 2020년 11월 독립 법인으로 세워진 데브캣에서 한층 확대된 투자 규모와 탄탄한 개발 환경 하에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마비노기’의 창조자로 불리는 ‘나크’ 김동건 대표의 지휘 아래 원작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와 새로운 인물, 사건, 모험을 더해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선사할 예정이다. 김동건 데브캣 대표는 “플레이하는 대로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마비노기 모바일에서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유저들이 기다려 온 ‘테일즈위버:세컨드런’은 넥슨의 대표 온라인 RPG ‘테일즈위버’의 탄탄한 원작 스토리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이다. 한층 더 강화된 그래픽과 연출로 테일즈위버:세컨드런만의 전략적인 전투 스타일을 구현했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다.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본부 총괄 부사장은 “원작 테일즈위버에 없던 시나리오와 그간 유저들의 상상에 그쳤던 스토리를 추가하는 등 더 확장된 테일즈위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DNF DUEL, 아크 레이더스 등 글로벌 라인업 확대

넥슨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멀티 플랫폼 라인업도 대거 선보인다. 니트로 스튜디오에서 PC와 콘솔 기반으로 준비 중인 신작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소니의 2022년 라인업 쇼케이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에서 차세대 레이싱 장르를 이끌 기대작으로 등장하며 게임 팬의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박훈 니트로 스튜디오 대표는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한 차세대 레이싱 게임의 재미를 더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지난 201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팬 페스티벌 2019’에서 베일을 벗은 멀티 플랫폼 신작으로 3억8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메가 히트 브랜드 ‘카트라이더’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최근 북미 게임행사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신작을 깜짝 공개했다. 유저들이 협동을 통해 아크(ARC)에 맞서 싸우는 3인칭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가 그 주인공이다. 영상에는 저항군 전사들이 모인 레이더스 일원으로 지구를 노리고 낙하하는 기계 군단을 물리치는 실제 플레이 모습이 담겨있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EA를 포함한 게임업계에서 20년 이상 다양한 글로벌 흥행작들의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 개발자인 패트릭 쇠더룬드가 설립한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개발사다.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대전 격투 게임 ‘DNF DUEL’도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0일까지 글로벌 지역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유저 대상으로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DNF DUEL은 네오플과 유명 격투게임 시리즈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등을 제작한 격투게임의 명가 아크시스템웍스가 공동 개발 중인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4로 그래픽 퀄리티를 끌어 올렸고, 각 캐릭터 필살기에 컷인 형식의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해 아름다운 영상미를 연출한 점이 특징이다. ‘버서커’, ‘이단심판관’, ‘스트라이커’ 등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는 공식 트레일러 영상은 공개 직후 조회 수 4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2022년 게임 라인업 [사진 넥슨]

올해 MMORPG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형 MMORPG의 등장

‘프로젝트 ER’은 넥슨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오리지널 IP 기반 MMORPG다. MMORPG 장르 게임에서 최상위 플레이어들의 전유물이었던 공성전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누구나 거점을 차지할 수 있는 ‘공성전의 대중화’를 테마로 설계했다. 24시간 실시간 전쟁이 가능해 자신의 거점을 차지하고 지키기 위한 치열한 전투의 재미에 주력했다.  
 
원 채널 심리스 월드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와 함께 충돌 시스템과 지형 지물을 적극 활용하는 차별화된 전투 경험을 지향한다. 김대훤 부사장은 “넥슨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 인원이 참여하고 있고, 서사가 담긴 스토리와 최고 수준의 그래픽 등 블록버스터라는 급에 맞게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프로젝트XH’로 개발 중이었던 ‘HIT2(히트2)’는 넷게임즈의 대표 IP ‘HIT(히트)’를 활용한 신규 MMORPG로, PC와 모바일에 최적화된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 매력적인 판타지 월드에서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전투와 유저들 간의 인터랙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정헌 대표는 “HIT2는 박용현 사단의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해 준비 중인 신규 MMORPG”라며 “넷게임즈만의 RPG 성공 방정식을 바탕으로 ‘HIT2’가 새로운 흥행 신화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넷게임즈에서 개발한 ‘HIT(히트)’는 누적 2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PC 기반 유저 간 대전의 재미 앞세운 프로젝트D·커츠펠  

지난해 12월 알파 테스트를 통해 흥행성을 입증한 ‘프로젝트D’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프로젝트D는 시시각각 변하는 전투 환경에서 개성 있는 8명의 요원을 조합해 5 대 5로 나뉘어 싸우는 3인칭 슈팅 게임이다. 
 
목표 지점에 폭탄을 터트리거나 해제하는 폭파 미션을 기반으로 게임에서 얻은 재화로 팀 전술용 특수 아이템·무기를 구매하는 상점, 승부에 다양한 변수를 만드는 캐릭터별 고유 스킬과 사실적인 전투 액션 등 전략적 플레이 요소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김명현 디렉터는 “폭파 미션의 승패를 좌우하는 전략적인 팀 플레이와 빠른 전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PC 슈팅 게임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커츠펠’은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를 개발한 코그(KOG) 개발사의 신작으로, 셀 애니메이션풍 비주얼을 가진 3인칭 액션 배틀 장르의 PC 온라인 게임이다. 세밀한 매칭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수 유저들 간에 다양한 콤보와 스킬 조합으로 실력을 겨루는 액션감 넘치는 대전 장르 ‘배틀(PvP) 임무’를 메인 콘텐트로 한다.
 
프로젝트D 이미지 [사진 넥슨]

넥슨의 다양성 실험, 리틀(Little)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개발 모토는 빅앤리틀(Big&Little)이다. 앞서 소개한 ‘빅’에 해당하는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소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 MOD’는 로블록스처럼 이용자가 게임 IP를 활용해 직접 여러 콘텐트를 만들고 공유하는 샌드박스형 플랫폼이다. 넥슨 관계자는 “프로젝트 MOD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메타버스 속에서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게임을 만들어 온 넥슨의 창의적인 DNA가 녹아들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의 방대한 리소스를 무료로 제공해 창작자와 소비자 간 장벽을 허물어, 누구나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넥슨은 최근 신작 ‘페이스플레이(FACEPLAY)’ 공식 티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FACEPLAY는 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쉽고 빠르게 파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종합 놀이 플랫폼이다.
 
오프라인에서 여러 사람들과 친목 도모로 즐겼던 면대면 게임들을 온라인상으로 즐기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화상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화면 효과와 시스템이 연출된다. 게임 참가자들은 한편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개발진으로는 과거 ‘큐플레이’ 개발 총괄을 맡았던 최영태 디렉터가 참여하며, FACEPLAY 내 다양한 게임과 콘텐트들을 포함해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대훤 부사장은 “넥슨은 기존 게임의 영역과 형태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놀이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FACEPLAY는 그 일환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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