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신혼여행 길이 막히자 예비 신혼부부들이 ‘혼수’에 지갑을 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결혼식을 미루는 대신 예정대로 하려는 신혼부부들이 늘었고, 예식과 신혼여행에 드는 비용 대신 혼수 비용에 좀 더 신경을 쓰는 추세가 됐다. 이에 따라 혼수 시장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식기의 프리미엄화다. 기존에 식사를 담는 용기로만 여겨졌던 식기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외식보다는 ‘홈쿡’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프리미엄 식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프리미엄 테이블웨어 브랜드 ‘덴비’의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리빙을 넘어 그릇 트렌드로 프리미엄화 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동일 디자인의 그릇 세트를 구매했지만 요즘은 가격이 높더라도 마음에 드는 패턴과 디자인 그릇을 여러 세트 구매해 ‘믹스앤매치’하는 것이 추세”라고 전했다.
 
덴비의 제품 중 ‘모더스’ 라인은 식기가 다양한 패턴과 질감으로 표현돼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좋다. ‘문스톤’, ‘코랄’, ‘제이드’와 ‘스페클&마블’ 총 4가지 패턴이 있고 한식, 브런치, 홈카페 등 다양한 테이블 세팅에 활용 가능한 보울과 플레이트 등으로 구성됐다.
 
케이크 스탠드나 티팟과 같은 티웨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 티웨어 브랜드 ‘버얼리’의 ‘아시아틱 페잔트’ 모델은 티포트와 티컵, 3단 트레이 등 영국식 티 테이블을 연출할 수 있어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카페 문화가 확대되면서 혼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커피머신도 고급화됐다. 과거 인기였던 캡슐 커피 머신 이후에 ‘전자동 커피 머신’이 등장해 각광 받고 있다. 전자도 커피 머신은 분쇄부터 추출까지 한 번에 가능해 집에서도 수준급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브랜드 ‘유라’의 ‘ENA4’ 제품과 ‘필립스’의 ‘5400 라떼고’가 있다.
 
백화점도 혼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예비 신혼부부들의 ‘롯데웨딩멤버스’ 지난해 가입자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나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의 가입자 증가율(21.2%)을 크게 웃돌았다. 롯데웨딩멤버스는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금액을 웨딩마일리지로 적립해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서비스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다음달 4~13일 모든 점포에서 ‘롯데웨딩위크’ 행사를 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결혼식을 미루던 예비 신혼부부들이 사태 장기화로 더는 식을 미루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서 웨딩 시장이 다시 성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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