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버틴 자영업자…지난해 산업대출 187조↑ ‘역대 최대’
지난해 산업별 대출금 잔액 1580조…전년비 13.7%↑
한은 "국제유가 상승 및 코로나에 따른 업황부진이 주 요인"
지난해 국내 산업대출이 187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크게 불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58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7조1000억원(13.4%)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50조1000억원(3.3%) 증가해 3분기(52조2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축소됐다.
한은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서비스업 등의 대출이 크게 늘면서 산업별 대출금의 전년 대비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02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조4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서비스업 대출액은 지난해 1분기 31조1000억원, 2분기 33조7000억원, 3분기 41조2000억원, 4분기 40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매 분기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연간 기준으로는 총 146조4000억원 늘었는데, 이 역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서비스업 중 부동산업 대출액은 지난해 44조2000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의 ‘대출 옥죄기’로 아파트 등 주택 부문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자 대출 문턱이 비교적 낮고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텔,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충격이 집중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대출도 지난해 각각 36조6000억원, 43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해인 2020년보다 대출 규모가 늘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소형 소매점을 중심으로 업황이 악화된 데다,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만기를 연장하면서 자금 수요가 올해까지 크게 늘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제조업 대출은 전년 대비 22조5000억원(5.7%) 늘어난 41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로는 2조8000억원(0.7%)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더 빠르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 21조7000억원(1.9%), 전년 동기 대비 96조7000억원(9.3%) 증가했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전분기 대비 28조3000억원(6.9%), 전년 동기 대비로 90조4000억원(25.8%)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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