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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끝’…다시 분주해진 보험설계사, 대면영업 날개 펼까

18일부로 거리두기 종료, 영업 위축됐던 설계사, 미팅 잡기 분주
지난 2년간 실적, 설계사 수 모두 감소세…향후 대면채널 시장 어디로 가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야외에서 열린 보험설계사 자격시험 모습.[중앙포토]
지난 18일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2년간 움츠려 있던 생명보험 설계사들이 본격적인 ‘영업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보험사들도 시책(영업지원비) 및 수당을 강화하며 설계사들에게 영업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분위기여서 올 2분기 이후 대면채널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 2년간 보험사들이 디지털 강화에 나서며 비대면 영업트렌드가 정착된 상태라 설계사들의 대면영업이 향후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카카오페이가 디지털보험사 설립을 확정짓는 등 보험소비자들도 점점 온라인 가입에 익숙해지고 있어 향후 대면채널의 핵심인 설계사들의 영업실적이 예전같이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에 실적 ‘뚝’…위축됐던 영업, 활성화될까

코로나19에 따른 대면영업 위축 여파는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 설계사들에게 더 컸다. 건강, 변액, 종신보험 등 설계사들의 직접적인  설명과 맞춤 설계가 필요한 보험의 경우 손해보험보다 생명보험 상품이 더 많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9년 12월 말 기준, 설계사 채널 초회보험료는 9272억원이었지만 2021년 12월 말에는 7088억원으로 약 2000억원이 하락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후 가입자들이 첫 달에 내는 보험료로 신계약 지표 중에 하나다.  
 
물론 보험사들의 판매채널 다변화 전략에 따라 설계사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2018년부터 하락세였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설계사 영업이 더욱 위축되며 초회보험료가 급감했다.  
 
[자료 생명보험협회]
 
설계사 수도 감소세다. 생명보험 전속설계사 수는 2019년 12월 말, 9만1927명에서 2021년 12월 말, 6만8958명으로 약 2만3000명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초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분리)에 따른 전속설계사 수(약 2만1000여명)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지만 이를 감안해도 설계사 수는 약 2000여명이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영업실적이 악화되며 업계를 떠난 설계사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20~40대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보험가입을 진행하는 추세라 설계사들은 50대 이상 중장령층을 집중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장령층은 코로나19에 취약해 미팅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설계사들이 현장 영업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에 경기가 부진하자 보험소비자들은 새 상품 가입에 소극적이었다. 심지어 기존 보험상품을 해지하는 고객도 많았다.
 
이에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에 보험사 전속 및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은 고객과의 대면 미팅을 적극적으로 잡는 등 영업 활성화에 나선 상태다. 
 
한 전속설계사는 “확실히 지난해에 비해서는 고객과의 미팅 잡기가 수월해진 상태”라며 “미팅이 보류됐던 고객들에게 열심히 전화를 돌려 다음달까지 일 평균 5~8건 미팅을 잡았다”고 말했다.  
 
보험사들도 시책 및 수당을 강화하며 설계사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전사적으로 디지털 채널을 확충하고 있지만 여전히 설계사를 중심으로 한 대면채널 실적 비중이 전체 70~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위드코로나 당시 시책을 강화했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설계사들에게 실적에 따른 보상을 확실히 챙겨주는 분위기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도 생명보험 설계사들의 대면채널 실적은 하락세를 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2~3년 전부터 디지털 강화라는 명목 아래 온라인 계약 시스템을 확충하고 있어서다.  
 
또 온라인에서만 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 보험사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하반기 출범 예정인 디지털 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은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분위기다. 설계사들이 점차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화에 따라 설자리를 잃은 설계사가 갑자기 회사를 떠나면 고아계약(담당 설계사가 없는 계약) 문제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설계사 채널의 단계적인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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