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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벤처투자 겨울 오는데…韓은 ‘나 홀로 호황’

4월 글로벌 벤처투자액 전년比 13% 감소
같은 기간 국내는 64% 급등, 월 1조원 규모

 
 
서울 시내의 한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야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벤처투자액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국내 벤처투자 시장만 봄날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물가 걱정에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시차를 두고 찬바람이 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4월 전 세계 벤처투자액은 470억 달러(59조9720억원)였다. 520억 달러였던 지난 3월보다 10%, 지난해 같은 달(540억 달러)보단 13% 줄었다. 크런치베이스는 “올해 1분기 시작된 투자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규모가 큰 스타트업일수록 투자받기 어려웠다. 스타트업 투자 단계에서 후기에 속하는 시리즈C 이상에서 4월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9% 줄었다. 후기 단계일수록 투자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 민감하다. 인수합병이나 상장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다.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5일 0.25~0.5%였던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올해 안에 적어도 다섯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즉 현재 돈의 가치가 오르면 미래가치를 담보로 투자받는 스타트업의 매력은 떨어진다.  
 
국내 시장은 딴판이다. 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4월 국내 벤처투자액은 1조2489억원이었다. 지난 3월(7625억원)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7616억원)보다도 64% 늘었다. 3월 한 달간 투자액이 줄었지만, 1월과 2월엔 1조원이 넘는 투자 규모를 유지했다.  
 
대규모 투자유치 사례도 이어진다. 9일 인테리어 분야 전자상거래 앱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최근 시리즈D 라운드에서 2300억원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아직 훈풍이 불지만, 시차를 두고 겨울이 올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와 마찬가지로 후속 단계에서부터 조짐이 나온다. 보안기업인 SK쉴더스는 시장수요 예측에 실패해 지난 6일 상장 계획을 물렸다. 컬리 역시 지난해 12월 상장 직전 투자유치 단계(프리 IPO)에서 인정받은 기업 가치 4조원을 사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벤처투자사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거래액이나 매출 실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 규모나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추산한다”며 “전 세계 상황이 안 좋은 만큼 한국에도 곧 영향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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