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물가 상승률’ 14년 만에 최고…갈비탕·치킨 등 10% ‘껑충’
통계청,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008년 이후 최고
기름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가 견인
체감물가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14년만 최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회복되며 물가를 전방위적으로 끌어올렸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올라선 것도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상승률은 기름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가 견인했다. 5월 물가상승률 중 절반인 2.86%p를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올라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LPG(26.0%)가 모두 오르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다. 이 중 경유는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밀가루(26.0%), 식용유(22.7%), 빵(9.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7.6%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2월(5.4%) 이후 최고치며 외식 중에는 갈비탕(12.2%), 생선회(10.7%), 치킨(10.9%)이 많이 올랐다. 외식 외에는 보험서비스료(14.8%),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도 9.6% 올라 2010년 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출산물(12.1%)을 중심으로 4.2% 오르며 지난달(1.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등 오름폭도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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