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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 약속·민간 경제외교·여론조사…기업인 사면 사전 작업?

삼성 450조, 롯데 37조원 투자 계획
이재용·신동빈 유럽행
경제인 사면 찬성 여론 50%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가 '경제인 사면’에 대한 찬성 여론이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면을 위한 분위기 다지기 작업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0.2%가 기업인 사면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15일 밝혔다. ‘사면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 비율은 37.2%, ‘보통이다’라는 답은 12.6%였다.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인을 사면할 경우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53.1%로 나타났다. 기업인 사면이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는 ▶신규 투자 및 일자리 창출(36.0%) ▶수출 활성화(12.3%) ▶기업의 사회공헌 확대(8.0%) ▶세수 증대를 통한 국가재정 확충(7.9%) 등이 꼽혔다.
 
일각에서는 이 조사를 두고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면을 위한 물밑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기업이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두 총수 모두 해외로 보폭을 넓히며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인 사면을 통해 기업 투자를 끌어내고 그룹 총수의 취업 제한 등 족쇄를 걷어내 경제에 보탬이 되게 하자는 분위기를 다지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사업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투자의 80%에 해당하는 360조원은 국내에 투자한다. 롯데그룹도 헬스 앤 웰니스(HW)·모빌리티·지속가능성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경영활동에 주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를 찾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고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판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가 ASML 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노력이지만, 반도체 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면 단순한 기업인의 활동 영역으로 국한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당선인 신분으로 뤼터 총리와 통화하며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뤼터 총리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선도 국가인 만큼 양국 간 협력 시너지는 매우 클 것"이라고 답했다.
 
신동빈 회장은 오는 22~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국제 소비재기업 협의체인 소비재포럼(Consumer Goods Forums ‘CGF’)의 글로벌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주말 출국했다. 신 회장이 CGF에 참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CGF 글로벌 서밋에 공식 부스를 마련하고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를 배치하는 등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사실상 박람회 유치를 위해 신 회장이 직접 나서는 셈이다. 그는 "부산세계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총수의 민간 경제외교 역할, 사면 찬성 여론까지 더해지면서 사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경련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기업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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