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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건설사, 도시정비 ‘잭팟’…“저가수주·출혈 경쟁 없다”

물가 상승 반영…합리적인 공사비 유지할 것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사진 현대건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수주 행보가 뜨거운 가운데도 최근 원자잿값 폭등으로 공사비 부담 등이 커진 만큼 저가수주나 출혈경쟁은 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산본 무궁화주공1단지 리모델링사업과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사업을 연이어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수주로 현대건설은 6개월 만에 누적 수주액 6조9544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5조5499억)을 올해 상반기 만에 넘어섰다. 창사 이래 최초로 도시정비사업부문 '7조클럽' 달성도 목전에 뒀다.  
 
GS건설도 상반기 도시정비수주액 3조원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 시공권 확보를 두고 포스코건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면서다. GS건설은 이번 수주를 위해 포스코건설보다 1000억원가량 낮은 약 6438억원을 제안했다. 현시점에서 공사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향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다는 조건이다. 합리적인 공사비 제안으로 조합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뒤를 이은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이문4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수주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총 2조740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액인 2조2229억원을 단숨에 넘어섰다. 포스코건설과 DL이앤씨도 각각 1조5558억원과 1조2543억원으로 상반기에만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자 시장에서는 올해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금리 인상, 안전 규제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업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었기 때문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열기를 이어가면서도 저가 수주와 출혈 경쟁 등을 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는 데다 원자잿값,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저가 수주도 문제지만 특히 적정한 공사비를 투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둔촌주공 사태처럼 유치권 행사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사가 두 달째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같은 경우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공사비 갈등으로 이미 다수의 정비사업지가 시공자를 선정하지 못하거나 사업이 지연되기도 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나오자 공사비 인상에 동의하는 조합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공사비 인상사례도 나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손꼽히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2재정비촉진구역의 예정공사비가 3.3㎡당 77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2년 전 한남3구역이 시공자 선정 당시 예정가격을 3.3㎡당 598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보다 200만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수행 중인 현장들은 원가가 높아지니까 기존에 예측했던 원가율 대비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며 “저가 수주했다가는 큰일 난다. 더 큰 문제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리한 저가 수주를 실행했다가 잘못될 경우 중견건설사들은 큰 손실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대형건설사들 역시 수주액에 대한 실익 여부를 신중히 따지는 만큼 그 하한선이 예전보다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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