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빼면 아직 시시한 네이버의 글로벌 3.0 도전 [빅테크 기업의 해외 도전기②]
상반기 해외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 전년比 108.1% ↑
이커머스·메타버스 등으로 해외 성과 높이고 있어
네이버가 ‘글로벌 3.0’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건 글로벌 1.0, 스노우와 제페토, 웹툰 등 일부 서비스의 확대는 글로벌 2.0 단계였다.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3.0 단계의 네이버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멀티플’ 성장을 이뤄내는 게 목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국내는 물론 일본과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10억명의 사용자와 매출 15조원을 달성해 나갈 것”이란 구체적인 숫자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구글, 아마존, 메타, 텐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거다.
지난해 연간 매출 6조8176억원을 기록한 네이버 입장에선 갑절이 넘는 매출을 5년 이내 달성해야 하는데, 내수시장에선 한계가 뚜렷하다. 해외 매출 확대가 필수다.
현재 네이버는 해외 시장에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네이버가 공시한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을 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일본과 기타 지역에서 29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분류 방식의 한계로 이 지표를 네이버의 정확한 해외 매출 자료로 보긴 어렵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실제로 해외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이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한 이유다.
다만 네이버의 해외 사업 성장 흐름을 추정할 순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이 수치는 1415억원에 그쳤는데, 1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미 지난해 연간 거둔 수익(3328억원)에 이르렀다. 글로벌 3.0 시대엔 멀티플 성장을 꾀하겠다는 네이버의 계획대로다.
해외 외부고객으로부터 수익 갈수록 증가
매 분기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내던 라인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과의 경영 통합에 따라 수익 집계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라인은 MAU(월간활성이용자수) 2억명에 육박하는 글로벌 메신저다. 네이버가 해외 매출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현재는 통합법인의 실적이 네이버에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되고 있다.
네이버의 해외 사업을 이끈 일등공신은 콘텐츠 사업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분기 글로벌 MAU 8560만명을 달성했다. 일본에서 2120만명, 미국에선 1250만명, 기타 지역 3150만명으로 해외에서 괄목한 성과를 냈다. 총거래액(GMV)은 4065억원으로, 지역별로 따지면 오히려 일본(2191억원)이 한국(1502억원)보다 더 많았다.
특히 웹툰 이용자의 지역별 ARPU(이용자당평균매출)를 보면 네이버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한국(9000원)보다 일본(1만3000원)과 미국(4만8000원)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 이용자보다 미국·일본 유저가 웹툰을 보는데 지갑을 더 통 크게 열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글로벌 3.0을 달성하려면 더 큰 분발이 요구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현재 라인을 제외한 해외 매출 비중은 약 10%인데, 중장기적으로 두배 이상 늘린 20% 수준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5년 뒤 매출 목표치인 15조원으로 20%를 단순 계산하면 해외에서 3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2분기 해외 지역의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도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인수한 일본 전자책 서비스업체 이북재팬의 실적이 편입된 영향이 크다. 일본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선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다(1분기 619억원→2분기 499억원).
다행히 네이버는 해외 매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커머스다.
네이버는 Z홀딩스의 일본 내 소상공인(SME) 비즈니스 생태계에 국내 성공 모델을 접목한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마이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노하우를 살려 일본 전용으로 현지화한 서비스다. 라인웍스와 클라우드, 클로바 등 B2B 비즈니스와 기반 기술의 확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 3억명을 돌파한 제페토와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융합해 만든 새로운 메타버스 생태계 아크버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두드린다. 향후 메타버스 사업에 블록체인 기반의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와 함께 협업하고 있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는 올해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네이버랩스 유럽은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 경쟁력을 확대한다.
이 추세를 계속 이어갈지 여부가 네이버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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