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트렌드] 中 가난한 농촌 마을 '진장', 글로벌 브랜드의 본고장으로 도약
[차이나 트렌드] 中 가난한 농촌 마을 '진장', 글로벌 브랜드의 본고장으로 도약
(중국 푸저우=신화통신) 중국의 가난한 농촌 마을이 전국 4대 현역(縣域)경제권으로 발돋움하며 중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업을 키워 냈다. 바로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시 진장(晋江)현의 이야기다. 진장현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나타난 거대한 변화의 축소판이자 중국 경제의 활력을 보여주는 대표주자다.
진장현은 현급 행정구 중에서 걸출한 실적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해 진장의 경제 규모는 3천억 위안(약 58조9천380억원)에 육박했고 28년 연속 푸젠성 현급 지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21년 연속 전국 10대 현(시)에 포함됐다.
진장은 중국에서 민영경제가 가장 발전한 지역 중 하나다. 진장 소재 민영기업은 세수, 국내총생산(GDP), 연구개발 투자, 도시 고용, 기업 수 등에 대한 기여도가 90% 이상이다. 현재 진장의 시장주체는 26만 개 이상, 상장사 50개로 전국 현급 지역에서 선두를 차지한다.
개혁개방 초기 진장은 유휴 주택을 공장으로 개조하고 잉여 인력을 노동력으로 활용했으며 화교 자금과 민간 자금을 유치해 소규모 공장을 설립했다. 촌티 물씬 풍기던 향진기업이 시장지향적 경영에 나서면서 발전의 속도가 빨라졌다.
21세기 들어 국내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진장의 민영기업은 자체 브랜드 개발을 통해 국내 시장 확장에 적극 나섰다. 또한 상장을 통해 현대화된 기업 제도 구축에 잰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안타(安踏)∙헝안(恆安)∙판판(盼盼)식품 등 중국에서 잘 알려진 진장 기업들이 규모의 성장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판판식품의 차이진안(蔡金垵) 회장은 수많은 진장 기업이 '혁신'과 '돌파'를 통해 지금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강조했다. 판판식품은 과거 작은 향진기업이었지만 이제는 농업 산업화 국가 중점 선두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전역에 18개 대형 현대화 생산기지가 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됐다.
지난 10년 동안 진장 소재 기업들은 국내 시장과 올림픽을 계기로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디지털화 전환에도 힘썼다. 안타그룹이 대표적이다. 안타그룹은 이탈리아 스포츠 용품 브랜드 휠라, 핀란드 첨단 스포츠 용품 브랜드 아머스포츠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중국 시장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던 휠라는 안타에 둥지를 튼 후 다시 실력 발휘에 나섰다.
딩스중(丁世忠) 안타그룹 회장은 "진장에서 출발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중국 업계 1위, 세계 3대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진장의 기업들은 방직∙신발∙의류 등 업종을 각각 1천억 위안(19조6천440억원)대 산업으로 발전시켰으며 건자재∙식품도 500억 위안(9조8천220억원) 이상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진장의 민영기업들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전통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 시도하고 있다.
진장의 한 신발∙의류 생산 작업장에 들어서면 전자동 절단기와 스마트 생산라인 등 현대화 생산설비가 즐비해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리프팅화, 수소 3.0 러닝화 등 블랙 테크놀로지가 가득하다.
딩 회장은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다섯 곳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 안타는 연간 연구개발 집약도(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가 최근 수년간 6% 이상을 기록했다. 그는 "향후 중국 1위 기업이 세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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