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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트렌드] 몸집 줄이기 나선 베이징, '없앨 것은 없애고 녹색은 더한다'

[차이나 트렌드] 몸집 줄이기 나선 베이징, '없앨 것은 없애고 녹색은 더한다'

(베이징=신화통신) 도농 건설용지 110㎢ 축소, 도심 6구(城六區) 상주인구 2014년 대비 15% 감소로 '대도시병' 완화돼….

베이징시가 최근 수년간 '몸집 줄이기'를 통해 도시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 대도시로서 첫 시도다.

그럼 그 효과는 어떨까. 신동력을 모으고 고품질 발전을 촉진했으며, 도시의 종합실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 베이징시의 설명이다. 베이징시의 2021년 경제총량이 4조 위안(약 794조400억원)을 넘어섰다.

2020년 9월 1일 베이징 원위허(溫榆河)공원 차오양(朝陽)시범구 풍경. (사진/신화통신)

◇'몸집 줄이기'에 '녹색'을 더해, 환경 개선으로 더 살기 좋은 도시 만들어

베이징시의 차오양(朝陽)구, 순이(順義)구, 창핑(昌平)구가 만나는 지점에는 베이징시에서 가장 큰 도심 녹지인 원위허(溫榆河) 공원이 있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어 주는 곳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사석장(砂石場)과 폐품매입소가 분포해 있던 곳이다. 사방에 흙먼지가 날리고 오수가 흘러 넘쳤다. 그러나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각종 노력을 통해 지금은 친환경 생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2020년 9월 1일 베이징 원위허 공원 차오양시범구 풍경. (사진/신화통신)

원위허 공원의 변화는 베이징시가 추진 중인 몸집 줄이기+녹색 늘리기 개선 사업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베이징시는 불법 건축물 철거, 녹지 증대 등을 추진해 도시의 녹색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로 인해 약 9천㏊(헥타르) 규모의 생태공간이 조성됐다.

톈안먼(天安門)에서 동쪽으로 약 25㎞ 정도 가면 도시 속 삼림공원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녹색입니다. 녹색 발전이 이곳의 핵심 이념이에요."

베이징 도시부중심 도시녹심(綠心)삼림공원 안을 거닐던 베이터우(北投)생태환경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지금 녹지로 뒤덮인 이곳이 원래는 대형 화학공장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약 11.2㎢ 면적의 도시녹심삼림공원은 원래 있던 화학공장 등을 없애고 녹지로 조성한 곳이다. 2020년 9월 개장한 이래 누적 460만 명(연인원)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베이터우생태환경회사 관계자는 "이곳을 설계할 때 일부러 화학공장 지대의 대문과 깃대 등을 남겨 놓았다"며 "관광객에게 이곳의 역사를 알리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제18차 당대회(2012년 11월)' 이래 베이징시는 누적 약 3천 개의 일반 제조 및 오염 기업과 약 1천 개의 지역 전문시장·물류센터를 퇴출시켰다. 동시에 조림녹화사업을 펼쳐 베이징시 도심을 둘러싼 '녹색 고리'를 만들어 냈다.

지난 7월 19일 베이징 옌랴오(顏料)회관 내부. (사진/신화통신)

◇다채로운 문화로 도시 활력 불어넣어

중추절(中秋節) 저녁, 베이징 옌랴오(顏料)회관 내에서는 베이징 색채가 짙은 연극이 상연됐다. 객석에서는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옌랴오회관은 4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오래된 상업회관 중 하나지만 도시가 발전하고 변화하면서 한동안 주변 환경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베이징시가 옌랴오회관이 위치한 첸먼(前門) 동구의 발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무대 위가 다시 활력을 찾게 됐다.

베이징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점점 더 많은 공업 유산과 문화 산업이 빛을 보고 있다.

이색적인 문화 살롱과 문화창작 시장, 공연활동 등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고, 베이징팡(北京坊), 798 예술구(ArtDist), 랑위안(郎園) 등은 새로운 형태의 도시 전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한 브라질 청년은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옛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베이징에서 경극 보기, 만리장성 오르기 등 각종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며, "경극을 볼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고 기뻐했다.

지난달 29일 서우강(首鋼)산업단지. (사진/신화통신)

◇질적 발전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얻어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이지만 '2022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가 열린 서우강(首鋼) 산업단지 내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서우강 산업단지에 와본 것은 처음인데 제철소를 전시장으로 개조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중국아프리카가나상회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서비스무역교역회는 가나 기업이 전시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100년의 발전에 주요한 산업적 기반을 제공한 서우강은 2005년 이전 조정을 진행했고 2010년 말 철강 산업을 전면 중단했다.

스키점프대,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화 에너지 절약…. 10여 년간의 탐색을 거쳐 서우강 단지는 비즈니스와 과학기술, 스포츠, 문화 관광 등 각종 산업이 한데 모인 첨단 산업 종합 서비스구로 발전했다.

베이징 서우강건설투자유한회사 관계자는 "현재 서우강 단지의 산업 형태 중 38% 정도가 과학기술 분야"라고 설명했다. 중점 신흥 산업을 둘러싸고 공상과학산업클러스터와 메타버스혁신센터를 구축해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만드는 것이 서우강 단지의 목표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25일 베이징신동력금융과학기술센터 외관. (사진/신화통신)

베이징 지하철 동물원역 남쪽에 위치한 신동력금융과학기술센터는 현대적인 건물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을 들어가면 로봇이 맞이해 주는데, 이 또한 미래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건물이 예전에는 의류도매시장이었다는 것도 놀라운 점 중 하나다.

예전에 동물원도매시장은 중국 북부 지역의 최대 의류도매집산지였다. 1㎢가 채 되지 않는 곳에 10여 개 대형 도매 시장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늘 인파가 몰렸고 교통 체증이 나타나 베이징 대도시병의 전형적 사례로 꼽혔다.

2014년 동물원도매시장 해산 사업이 진행되고 2017년 말 모든 시장이 문을 닫았다. 이 구역에 새롭게 들어선 것이 국가급 금융과학기술시범구 핵심구역이다.

현재 이 금융과학기술시범구에는 150개가 넘는 선두 또는 중점 금융과학기술기업과 전문 서비스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등록 자본금만 1천100억 위안(약 21조8천350억원)에 달한다.

천지닝(陳吉寧) 베이징시 시장은 인구 총량과 도농 건설용지, 건축 규모 등이 줄면서 베이징시의 지역총생산은 2012년 1조9천억 위안(약 377조1천500억원)에서 2021년 4조300억 위안(약 799조9천550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1인당 지역총생산이 18만4천 위안(약 3천652만4천원)으로 중국 내 1위를 달성했다며 중국에서 '몸집 줄이기'로 발전을 이룬 첫 번째 도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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