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EO들, 고물가·고금리에 고심…“성장·수익성 모두 부정적”
보험연구원 CEO 대상 설문, 인플레 확대에 80~90% 부정적 답변
‘내년 신 회계제도 대응 중요’ 응답…불확실성 증가에 ‘단기 대응’ 중요
보험사 CEO들이 최근 물가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보험산업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CEO 대부분은 디지털전략 중요도가 내년에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동향분석실장)과 김유미 연구원은 보험회사 CEO들을 대상으로 현재 보험산업을 둘러싼 경제환경 진단, 제도 및 환경변화 대응 전략, 영업전략 변화 등을 조사한 2022년 보험회사 CEO 설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7월13일부터 8월24일까지 43일간 진행됐으며, 42명의 CEO 중 38명(생명보험 22명, 손해보험 16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90%다.
향후 보험산업 불확실성 확대…“고물가, 성장성에 악영향”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 확대로 보험계약의 실질가치가 감소하면 보험 수요가 줄어들고 계약해지가 증가할 수 있어서다. 또 필수 소비에 대한 가격부담이 확대되면서 미래 위험에 대한 소비여력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성과 수익성 전망 질문에서 CEO 89.5%(생명보험 21, 손해보험 11)는 성장성면에서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수익성 면에서는 50%(생명보험 14, 손해보험 5)가 ‘매우 부정적’(2.6%), 또는 ‘부정적’(47.4%)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생명보험 CEO들은 손해보험 CEO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성과 수익성 부문에서 더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시중금리 상승으로 저축보험의 상대적인 금리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투자형상품인 변액보험 성장성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한 준비 수준에 대해 보험사 CEO들은 ‘준비 수준이 보통을 넘어선다’는 응답 비중이 지난해 77.0%에서 올해 81.6%로 4.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개편된 모집수수료 체계(1200% 룰)에 대한 평가는 ‘적당하다’는 응답이 36.8%로 높게 나타났으며,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39.5%로, ‘보다 완화돼야 한다’는 응답 23.7%에 비해 소폭 높게 나타났다.
또한 대다수의 CEO들은 향후 1년간 디지털전략의 중요성(예산, 인력 등) 증가를 예상했다.
향후 1년간 ‘디지털전략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CEO는 65.8%,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CEO들은 26.3%로, 92.1%의 CEO들이 중요도 증가 또는 큰 폭 증가를 예상했다.
자동차·실손 파는 손보사 CEO ‘도덕적 해이 심각’ 답변
도덕적 해이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실손보험 비중이 높고,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 CEO들이 더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주력상품 전략은 전년도 설문 대비 연금보험과 변액보험,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주력상품 전략은 지난해 설문과 마찬가지로 각각 보장성보험, 장기인보험 비중이 높았으나, 생명보험의 경우 연금보험과 변액보험 비중이 확대됐고, 손해보험은 장기물보험과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2022~2023년 중 우선순위 분야로는 전년 대비 판매채널 경쟁력과 신제도 대응 비중이 상승했다.
최근 보험업계는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매출 비중이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의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활성화되고 있다. 또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사들이 온라인 플랫폼 보험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판매채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CEO들은 내년 IFRS17이 도입되는 만큼 새로운 회계제도 대응이 중요하다고 봤다.
보험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 보험사 CEO들은 급격한 경제환경 변화와 내년 도입이 예정된 시가평가 기반의 신제도 도입으로 전년에 비해 단기 현안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2023년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고금리, 저성장 환경이라는 부정적인 여건에서 보험사는 성장성 및 수익성 유지를 위한 상품 전략, 판매채널 전략, 보험금 누수 억제, 사업비 관리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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