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특수 물건너가나”…‘치솟는 환율’에 이커머스 전전긍긍
연말까지 환율 1500선 기록 전망...해외직구 시장 '위축'
‘대규모’ 할인 카드 꺼낸 이커머스...매출 감소 우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도무지 기대가 안되네요.”
“치솟는 환율에 가격경쟁력이 전혀 없어요.”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26일)를 두달여 앞두고, 해외직구(직접구매)족들이 잇따라 ‘구매 포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는 등 이른바 ‘킹달러’ 여파로 해외직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연말 ‘블프 대목’을 기대하던 국내 이커머스업체들 역시 매출 감소 등 후폭풍에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연말까지 환율 1500선 기록 전망…움츠러든 직구 시장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직접구매액 가운데 미국 구매액은 512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줄었다. 전년에 비해서는 6.4% 증가하는데 그친 수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미국 달러화 환율이 1100원선이었고 원·달러 환율이 올 2분기 1260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미국 직구액 자체는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지난해 2분기 미국 직구액이 전년동기 대비 25.7%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하자 일각에선 연말까지 1500원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직구 시장이 움츠러들자 이커머스업체들은 블프 특수를 놓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에서 통상적으로 11월은 국내 유통 최대 쇼핑 장이 열리는 달이고, 동시에 미국에서 연중 가장 큰 폭 세일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린다. 2020년 기준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온라인 쇼핑에서만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직구족을 잡지못한 이 같은 매출 효과를 놓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고환율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매출 증대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대규모’ 할인 카드 꺼낸 이커머스…매출 감소 우려
이커머스업체들은 직구족 쟁탈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롯데온은 이달 한달 간 150개 인기 직구 상품의 재고를 미리 확보한 뒤 이를 활용한 할인 행사를 열어 환율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11번가는 오는 11월 마지막주 미국 최대 쇼핑행사 중 하나인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념해 연중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직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아마존과 오는 17일까지 7일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10월의 ‘프리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커머스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서 ‘K세일’을 열고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 대형 세일 계획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작일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한 달 앞서 직구 수요에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G마켓과 옥션은 연중 최대 쇼핑 축제로 준비 중인 '빅스마일데이'를 앞두고 오는 23일까지 행사에 참여할 판매자 모집에 나섰다. 10회 차를 맞는 빅스마일데이는 G마켓과 옥션이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여는 연중 최대 규모 쇼핑 행사다.
SSG닷컴은 오는 16일까지 가을·겨울 시즌 아동복과 외출용품을 최대 6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유아동 카테고리 할인 행사를 열고 쿠팡은 생활필수품 할인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10월 생필품 페어'를 진행 중에 있다.
미국 소매상들 역시 앞다퉈 할인행사를 하기 시작했다. 블랙 프라이데이까지 일부 전자제품과 장난감을 50% 할인 판매하는 등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시작했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해외직구족의 소비자 예년같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걱정되는 것은 현재의 강달러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해외직구가 일상화되며 과거보다 직구 문턱이 과거보다 훨씬 낮아졌고, 직구 경험자들도 많아진 점을 고려하면 수요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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