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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최대어’ 한남2구역 품은 대우건설...수주 성공 배경은

‘118 프로젝트’ 주목…원안 설계(14층)서 7층 상향
한도 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 제시 등

 
 
서울 한남써밋 전경. [사진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올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로 손꼽히는 서울 한남2구역 시공사로 선정되며 승기를 거머줬다.  
 
대우건설은 지난 5일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총회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총 조합원 908명 중 704명이 총회에 참석했고, 부재자 투표를 포함한 전체 760표 중 대우건설이 407표를 득표했다. 경쟁을 벌인 롯데건설은 342표를 얻었다.  
 
앞서 지난 8월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등 내로라하는 1군 건설사 총 6곳이 참석해 입찰참여안내서를 수령했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2곳이 보증금 800억원(현금 400억원·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을 납부하고 입찰에 참여하며 막판 경합을 벌였다.  
 
이번에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한남 써밋’을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파격적인 사업조건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우건설은 ▶사업비 전체 책임조달 ▶조합원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50% ▶최저 이주비 세대당 10억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아파트, 조경 모두 10년 하자보증 등 ‘역대급 사업조건’을 담으며 한남2구역에 대한 강한 수주의지를 보였다.  
 
특히 대우건설은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승부수를 뒀다. ‘118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고 층수를 원안 설계(14층)에서 7개 층을 상향, 21층으로 높이는 것이 골자다. 한남2구역은 인근 남산 경관 보호 목적으로 고도제한(90m 이하)을 받고 있지만,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서울시를 설득해 아파트 높이를 최고 118m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118 프로젝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지의 배치와 높이 변화다. 대우건설은 기존 원안설계의 ㄷ, ㄹ, ㅁ 형 주동 배치를 전면 수정해 건폐율을 32%에서 23%로 낮췄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확정으로 높이기준이 완화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조합원의 설계 변경에 대한 갈증과 염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존에 있는 조합 안은 밀도가 너무 높다. 건폐율을 줄이고  높이를 높여서 단지 내 환경 자체를 쾌적하게 하고, 풍광을 살리려고 한다”며 “서울 도심 경쟁력이나 경관 경쟁력을 살리는 내용을 연초에 서울시에서 발표했고, 우리도 이에 발맞춘 내용을 준비한 것이다”고 말했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서울 전역에 걸친 천편일률적인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구체적인 층수는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여건을 고려해 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는 연말까지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이와 함께 6개 주동을 잇는 360m 길이 스카이브릿지 설계와 7단으로 분절된 지형을 평탄화해 3단으로 통합한 뒤 3600평 규모의 대규모 중앙광장을 조성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이뿐만 아니라 7단으로 분절되어 있던 지형을 평탄화해 3단으로 통합하면서 3600평 규모의 대규모 중앙광장을 조성, 전 세대를 남향으로 배치하고 최소 4베이(Bay)이상을 적용해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한강과 용산공원, 남산조망이 가능한 세대를 기존보다 438가구 늘려 입지적인 장점도 극대화 했다. 또한 84㎡ 이상의 세대에는 세대 당 1대의 프라이빗 엘리베이터를 제공하는 설계와 한남써밋의 명품단지 위상에 걸맞은 총 4797평의 하이엔드 럭셔리 커뮤니티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한도 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이 가능한 사업조건을 제시해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실제 대우건설이 시공한 ‘과천푸르지오써밋(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이 대표적인 후분양 성공 사례로 꼽힌다. 과천푸르지오써밋은 국내 후분양 1호 사업으로 일반분양가를 선분양 대비 3.3㎡당 682만원 높은 3998만원으로 분양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2개월 앞서 분양한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보다 3.3㎡당 700만원 이상 높은 분양가를 실현한 것으로 조합의 사업성을 개선한 대표적인 후분양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다만 후분양을 하면 공사비의 원가부담을 시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현재 대우건설측은 재무 안정성으로 후분양에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2년 3분기 현재 현금성 자산만 2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의 자금조달 없이 회사 자체적으로 단기부채 상환과 PF채무보증 위험성으로부터 완벽하게 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우발채무 리스크 확산이 이번 수주전의 승패에 영향을 줬다는 시선도 나온다. 경쟁자인 롯데건설은 최근 주주 배정 유상증자로 약 2000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하는 등 재무리스크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재무 안정성 측면의 약점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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