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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노리는 유유제약…유원상 ‘3세 경영’ 빛 볼까

신약 후보물질 기술 이전 위해 직접 유럽 찾아
지난해 단독 대표 올라 ‘발로 뛰는’ 경영 추진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가 최근 독일에서 열린 글로벌 제약 바이오 행사 바이오 유럽에 참석해 행사 참가자들과 기술 수출 및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유유제약]
“유유제약은 지난 80여 년간 제약보국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왔습니다. 올해는 신약 연구개발(R&D) 분야에 대규모 투자해 혁신의 길에서 더 전진하겠습니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올해 2월 창립 81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전달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네릭 의약품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유유제약은 신약 개발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빠르게 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해외 기업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공동 연구 방안을 모색해 2040년에는 미국에서 신약을 직접 판매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유유제약은 업력 80년의 국내 전통 제약사다.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의약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의약품은 대부분 제네릭 의약품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안구 건조증과 탈모 치료제 등 신약 후보물질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가 유유제약의 성장 목표를 신약 개발 기업으로 구체화하면서다.
 
유원상 대표는 지난해 아버지인 유승필 전 대표가 사임하며 유유제약의 단독 대표 자리에 올랐다. 유유제약의 창업주이자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의 동생인 유특한 전 회장의 손자이기도 하다. 유원상 대표는 제약 업계의 3세 경영인으로 신약 개발이라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발로 뛰는 경영’이라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유원상 대표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바이오 유럽과 국제의약품박람회(CPhI)에도 직접 참석해 유유제약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과 산·학계 전문가들에게 소개했다. 유원상 대표가 유럽을 찾은 주요 제약 바이오 기업에 소개한 신약 후보물질은 안구 건조증 치료제 ‘YP-P10’. YP-P10은 합성 펩타이드를 활용한 바이오 신약이다. 염증을 줄이고 손상된 각막 상피세포를 치료해 안구 건조증을 개선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앞서 유원상 대표는 10월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안과학회(AAO)의 연례 학술대회에 참석해 YP-P10를 홍보하기도 했다. 유원상 대표가 북미와 유럽 지역 등 주요 의약품 시장에 직접 가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바탕을 닦는 모습이다. AAO는 미국의 3만2000명의 안과 의사가 가입해 있는 안과질환 전문 학회다. 유원상 대표는 학술대회를 찾은 현지 안과 의사들에게 YP-P10를 소개하고, 해외 안과질환 전문 언론과 인터뷰도 진행했다.
 
유유제약은 YP-P10이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현재 미국에서 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원상 대표는 YP-P10의 미국 임상 2상 결과가 곧 나올 것인 만큼 본격적인 기술 수출과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찾았다. 유유제약에 따르면 YP-P10의 미국 임상 2상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YP-P10의 유효성과 내약성,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미국의 7개 병원에서 240명의 임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유원상 대표는 올해 연말에도 해외 제약 바이오 행사와 학술회의에 참석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소개하고 기술 수출과 사업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우선 11월 말 호주에서 열리는 세계모발연구학회(WCHR)에 참석한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쓰이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탈모 치료제로 개발해 미국에서 허가를 받는다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원상 대표가 ‘발로 뛰는 경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영업 사원으로 제약 업계에 뛰어든 이력 때문이다. 유원상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영업 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일했다. 유원상 대표는 스위스 제약사로 시작한 노바티스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며 유유제약의 성장 전략을 그렸다. 이후 유유제약으로 이직한 유원상 대표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2건의 뇌졸중 및 다발성경화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신약 개발 기반을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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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매해 R&D 투자도 늘려가는 중이다.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어 신약 개발에 투입할 자금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원상 대표가 단독 대표에 오른 지난해 유유제약은 창립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00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10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는 R&D 투입 비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유제약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와 비슷한 46억원 규모의 자금을 R&D에 투입했다. 2019년 연간 R&D 투입 자금 19억원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게 늘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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