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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동원, ‘천호앤케어’ 결국 못 샀다…힘빠진 ‘건기식사업’ 앞날은

농심, 천호엔케어와 첫 M&A 딜 결국 무산
신동원 회장의 신사업 시동에 브레이크 걸려
농심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판매품 개발 속도 더뎌
보수적 전통기업으로 신사업 확대에 물음표

 
 
 
지난해 7월 새로 취임한 신동원 회장. [사진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의 신사업 시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올해 중순부터 준비해온 농심 첫 대규모 인수합병인 천호엔케어 인수 추진이 무산되면서다. 
 
농심은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 입찰에서 전격 예비인수후보 중 하나로 포함돼 인수합병을 준비했으나 최근 무산됐다. 농심은 미래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 방안으로 천호엔케어를 인수하려 했으나 지분 예상 매각가 600억~700억 수준을 두고 협의하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천호엔케어 인수합병을 추진했으나 양사의 매각가 이견으로 인해 매각 측이 딜을 종료하면서 딜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 무산으로 농심의 본격적인 건기식 사업 확장에는 시간이 더욱 걸릴 전망이다. 앞서 농심은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2020년에 선보이고 배우 조여정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는 등 건기식 사업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농심은 자체적인 연구 기술로만 상품을 개발해 브랜드 출시 이후 올해까지 2년간 콜라겐, 프로바이오틱스, 프로틴 등 크게 3가지 종류 제품을 출시하는 데 그치며 더딘 속도를 나타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라이필 더마 콜라겐, 라이필 더마 프로틴, 라이필 더마 프로틴 등 각 종류 하위 제품까지 총 6종이다.
 
농심의 천호엔케어 인수가 무산됐다. 사진은 농심 공장 모습. [사진 농심]
 
라면과 스낵 등 식품 생산공장은 갖췃지만, 건기식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공장을 따로 지니지 않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농심의 라이필 제품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심이 천호엔케어 인수를 추진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천호엔케어는 경남 양산에 생산공장을 운영해 건기식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생산 설비를 갖춘 기업이다.
 
이에 농심의 건강기능식품사 인수합병 탐색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천호엔케어 인수전은 매각 측의 딜 종료로 무산됐지만, 농심의 건기식 사업 확장 의지는 확고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신동원 회장이 취임하면서 신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뉴 농심’을 내세우며, 기존 사업 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새 경영 바람을 공언했다. 목표 역시 크다. 농심은 브랜드 라이필을 출시하며, 건기식 매출을 500억원대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인수 무산을 설명할 때도 농심 측은 “이번 딜은 무산됐지만 건기식 사업 확대는 계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식품사 모두 뛰어드는 건기식 시장 ‘치열’

농심의 자체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 광고 화면. [사진 농심]
한편 이 같은 농심의 건기식 신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농심과 같은 전통식품기업이 잇달아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하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건기식 전문스타트업 빅썸을 인수했고, CJ제일제당은 내부적으로 건강사업부를 독립해 CJ웰케어를 출범해 전략적으로 건기식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동원 F&B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올리닉을 선보였고 hy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위해 총 1170억원을 투자해 신규 물류, 생산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2016년 3조5000억원대에서 지난해에는 40% 가까이 껑충 뛰면서 5조454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자, 신사업을 찾는 국내 식품업계가 경쟁적으로 건기식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원재료 인상 등 국내 식품산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일환으로 건기식 사업을 시작했지만 새로운 사업이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농심은 비교적 보수적인 전통식품 기업으로 획기적인 신사업 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실질적으로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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