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이자에 허덕’ 영업이익으로 감당 못하는 기업 40곳
CEO스코어, 국내 500대 기업 3분기 이자비용 조사
500대 기업 3분기 이자비용 6조원 돌파
올해 들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268곳을 대상으로 분기별 이자비용과 이자보상배율 등을 조사한 결과 해당 기업의 3분기 이자비용은 6조15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4조332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2.1%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지난해 3분기 35곳에서 올해 3분기 40곳으로 5곳이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기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안 된다는 뜻이다.
현대중공업·한진·한화시스템·SKC·대한전선·태영건설·롯데하이마트·현대리바트 등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이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넥센타이어·가스공사·금호타이어·HJ중공업·KCC건설·한화에너지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
3분기 기준 이자비용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7223억원이었다. 한국가스공사 2399억원 삼성전자 2165억원, 포스코홀딩스 1716억원, 현대자동차 1489억원, SK하이닉스 1487억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자비용이 늘어난 기업은 236곳(88.1%)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지난해보다 이자비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으로 분류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보다 2312억원(47.1%↑) 이자비용이 늘었고 포스코홀딩스는 831억원(93.9%↑) 증가했다. SK하이닉스 827억원(125.3%↑), 한국가스공사 813억원(51.3%↑), 삼성전자 795억원(58.0%↑), 현대자동차 708억원(90.7%↑), 한화 515억원(56.2%↑)도 이자비용이 증가한 곳으로 조사됐다.
반면 영업이익이 훨씬 더 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개선된 기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자비용이 97억원(4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8946억원(흑자전환) 증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은 16.2배로 껑충 뛰었다. 삼성물산의 이자보상배율은 6.8배에서 13.8배로, 현대오일뱅크는 5.7배에서 8.8배, GS칼텍스는 10.6배에서 13.7배로 개선됐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애플의 中 사랑?…팀 쿡, 올해만 세 번 방중
2 “네타냐후, 헤즈볼라와 휴전 ‘원칙적’ 승인”
3“무죄판결에도 무거운 책임감”…떨리는 목소리로 전한 이재용 최후진술은
4中 “엔비디아 중국에서 뿌리내리길”…美 반도체 규제 속 협력 강조
5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6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7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8“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9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