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해외로’ 건설사 공략 포인트 대전환 [다시 뛰는 K-건설①]
해외 수주 올해 300억 달러 눈앞
국내 침체 양상에 해외에 공들여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전·생산시설 등 여러 사업에서, 북미·유럽·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들에서 호평을 받으며 대규모 실적을 챙기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해외 건설 수주 금액이 3년 연속 300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사우디아라비아와 초대형 프로젝트 협약들을 동시다발로 체결하면서 ‘제2의 중동 붐’이라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건설사들의 해외 시장 약진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국내 건설사들이 열을 올리면서 올해 해외 수주액 2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30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일감이 줄어든 국내 주택 시장에서 해외 건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국내 건설사 총 해외 수주액은 267억5003만 달러(약 35조2833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3억798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26% 늘어난 것이다. 수주건수와 시공건수도 각각 503건, 2309건으로 각각 26%, 12%씩 증가했다.
아시아·중동·북미·유럽·아프리카서 다방면 수주 ‘두둑’
태평양∙북미(35억 달러), 유럽(30억 달러), 아프리카(12억 달러) 지역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은 수주액을 거두고 있다. 다만, 중남미에서만 5억 달러 수주에 그쳐 지난해보다 3억 달러 정도 적은 상황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보였던 수년간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했던 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는 양상을 보이자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적극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해외에서 1조9040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440억원과 비교하면 약 156%(1조1600억원)나 늘어난 금액이다. GS건설의 해외 수주 잔고도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16조9700억원을 확보했다.
대우건설도 올해 3분기까지 1조3119억원의 해외 수주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7382억원에 비해 78% 증가한 액수다.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잔고는 8조3466억원으로, 7.6% 늘어났다.
현대건설 역시 올해 3분기 기준 해외에서 6조1136억원어치를 신규 수주했다. 지난해 3분기 5조6347억원에 비해 약 8.5% 증가했다. 다만 해외 수주 잔고는 26조6816억원으로 지난해(27조3578억원)보다 2.4% 가량 감소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국내 주택 분양 물량의 축소가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은 인력·고정비 부담 등을 상쇄하기 위해 해외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주택 부문 매출과 이익 비중이 커진 만큼 재무적인 완충력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수주의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 성장 또한 기대할 수 있다”며 “과거 2010~2015년 지속되었던 해외 발 Big Bath 이후 국내 건설사들은 이전과는 다른 해외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력 공종·지역의 변화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고 단순 설계·조달·시공(EPC)에서 기본설계(FEED) 연계형 전략을 통해 수주 가능성을 키우고 수익성도 향상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해 해외 건설 시장 규모 3.9% 성장 전망
해외건설 시장은 성장요인과 저해요인이 혼재한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상해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 7월 전망치(5.0% 성장) 대비 1.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성장요인은 각 국의 공공 기반시설 우선 정책, 고유가 지속 시 중동 산유국의 발주 환경 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전환 기대에 따른 건설시장의 점진적인 정상화를 꼽았다. 반면 저해요인으로는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 인플레이션 압력, 지정학적 위험성 등을 지목했다.
전반적인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중동 시장은 지난 전망치(10.2% 성장) 대비 1.8%포인트 상향했다. 고유가 기조에 따라 중동 주요국의 발주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는 중동이 가장 높은 성장률(12.0%)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남미(10.9%), 북미·태평양(7.8%), 아프리카(7.4%), 아시아(2.7%), 유럽(0.5%) 순이다. 내년에도 중동이 가장 높은 성장률(14.4%)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 북미·태평양(2.6%), 유럽(0.8%) 등이 뒤를 이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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