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인 짐 싸는 코스피…연말 하방압력 더 커졌다
삼성전자 시총 올해 124조원 증발
금리인상 기조 유지에 산타랠리 실종
개인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도 부담
올해 코스피 지수는 금리인상·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박스권에서 횡보를 거듭했다. 특히 마지막 주식 거래일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5포인트(0.15%) 상승한 2317.14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2988.77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올해 들어 22.47%나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증권가는 코스피 상단을 3000선 이상으로 예상했었다. 최상단으로 3180선을 예상한 증권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증시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3000선을 크게 밑돌았다. 연말 들어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산타랠리’ 기대감마저 사라진 상태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26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총은 345조6504억원으로, 연초(469조2250억원) 대비 124조원 가량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개인 투자자들도 증시를 떠나고 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의 일 평균 코스피 매수금액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 줄어들었다. 지난 25일 기준 일 평균 거래대금(15조987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4%나 급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대기 자금을 나타내는 투자자 예탁금도 줄어들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4조3091억원이다. 이는 연중 최저치로, 올해 초(71조7328억원)와 비교하면 40% 넘게 감소했다.
연말 들어 외국인들도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고 있다. 지난달 10월~11월 순매수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2월 들어 1조11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통상 연말마다 반복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물량 출회도 이어지고 있다. 일시적으로 주식을 매도해 대주주 양도세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 오는 2025년까지 2년 유예됐지만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은 기존대로 유지됐다. 현행법상 대주주 기준은 상장주식 보유금액 10억원 또는 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지분을 보유했을 경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초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 휴장 및 연말 폐장에 따른 거래 감소로 증시 시장 자체가 한산할 것”이라면서 “대주주 양도세 회피성 물량, 연준 긴축, 연말 배당락 효과 등으로 코스피는 중립 수준의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가 2250~235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도 연말 코스피 지수를 2310~2410선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년 동안 지속됐던 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의지 등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하고 있다”며 “연말 외국계 운용사들의 북 클로징(장부 마감)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어들어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많이 하락한 만큼 내년 반등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는 지난주까지 22.3% 빠지고 코스닥은 34.4% 하락해 더 부진한 수익률을 거뒀다”면서도 “국내 증시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인 이듬해 수익률은 비교적 높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 증시 연간 수익률이 연속해서 하락한 경우는 정보기술(IT) 거품 때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또 오는 28일 배당락일을 앞두고 금융투자의 순매수세가 이어지는 만큼 연말 수급 이벤트 이후를 집중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12월 들어 금융투자는 2조3497억원이나 순매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을 노리는 패시브 자금 유입이 27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자금 유입이 종료되면 이후 기업실적과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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