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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찬바람에 어깨 무거워진 새 수장들, 위기 타개할까?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원가부담, 자금난 등에 건설사 위기
새수장들 리스크 관리 및 신성장 동력 찾기 주력할 듯

건설 자잿값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중견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멈춰선 한 건설 현장. [연합뉴스]


올해는 새로운 임기를 맞은 건설사 수장들의 위기관리 능력 등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원자재값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부동산 시장 침체 등 ‘3중고’를 겪으면서 건설업계 수장교체가 잇달은 만큼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롯데건설(박현철 대표), DL건설(곽수윤 대표), 두산건설(권경훈·이강홍 대표), 삼성엔지니어링(최성안 대표), 신세계건설(윤명규 대표) 등 5곳이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박현철 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사장)을 롯데건설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임명했다.

박 부회장의 올해 중대과제는 ‘재무 정상화’다. 6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하석주 전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11월 사퇴 의사를 밝힌 당시 유동성 위기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홈쇼핑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1조1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이 올해 위기관리를 위해 강조한 것은 ‘미래 성장 역량 확보와 내실 경영’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사업구조 개편으로 운영사업 등 고정수익 창출과 우량자산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건설업의 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기술 연계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 상품 개발에 지속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수소·모빌리티·도심항공교통(UAM) 등 그룹 신성장 사업과 연계한 사업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는 게 박 부회장의 복안이다.

DL건설은 지난해 11월 신임 대표이사에 곽수윤 부사장을 선임했다. 곽 대표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본사와 현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 온 인물로, 주택사업이 주력인 DL건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실적개선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원자재 값 상승, 주택 경기 하락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예상보다 밑돌아서다. DL건설은 지난달 21일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7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매출액 전망도 2조원에서 1조9500억원으로 줄였다.

고물가·고금리·미분양 ‘3중고’에 리스크 관리 필요성↑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정기 사장 인사를 통해 남궁홍 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했다. 남 대표는 화공 플랜트사업 전문가로 2015년 회사의 주력인 아랍에미리트 법인장을 맡았으며, 이후 중동 현지 법인장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시 일어서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11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이후 건설업계에 ‘제2 중동붐’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에서 큰 공적을 세운 남 대표를 중심으로 중동 화공플랜트사업 수주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두산건설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정환 전략혁신실 실장을 선임했다. 이를 통해 안전 분양 전문가로 꼽히는 이강홍 대표이사 전무와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면서 경영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환 대표는 전략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미래먹거리 발굴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주력 사업인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토목 민자사업과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사업 등 신사업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최근 고금리, 분양시장 침체 여파 등으로 두산건설의 주력부문인 주택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7월과 9월 분양에 나섰던 인천두산위브 더 센트럴과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 모두 청약 마감에 실패하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우려됐다.

앞서 두산건설은 2009년 총 사업비 2조원 규모의 일산위브더제니스아파트 2700가구 분양을 추진했지만 시행사 부도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 미분양은 2010년부터 두산건설의 심각한 자금난을 초래하는 등 뼈 아픈 경험을 남겼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정기인사에서 정두영 부사장을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장 전문가인 정 대표에게 올해 주어진 과제는 주택사업 재편 및 사업다각화다. 현재 신세계 건설 매출 비중은 건설부문이 95%, 레저부문이 5% 수준으로 건설에 치우쳐진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18년 런칭한 주택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기반으로 주택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지난해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실적 부진이 예상돼, 정 대표의 짐이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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