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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노리는 K-바이오…메디톡스·쓰리빌리언 “UAE서 사업 모색”

메디톡스 “UAE에 톡신 완제품 생산공장 설립 추진”
쓰리빌리언 “제품 출시 위해 현지 보건당국과 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새해 첫 순방을 따라나선 국내 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올린 성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UAE가 생명공학을 비롯한 국내 첨단 분야 기업에 300억 달러(약 37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만큼 국내 의료·바이오 기업들이 중동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6박8일 일정인 윤석열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에 국내 정·재계 인사 100여 명이 동행했다. 기업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한-UAE 경제사절단’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사절단에 참가했다.

‘경제외교’를 표방한 이번 순방에 대기업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방산과 보안, 게임, 콘텐츠, 화장품,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분야의 중견·중소기업 대표와 임원 70여 명이 윤석열 대통령을 따라 UAE로 향했다. 이 중 의료·바이오 분야의 기업으로는 메디톡스와 쓰리빌리언, 엑스바디 등이 참여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다. 보툴리눔 A형 독소 의약품인 ‘메디톡신’이 주력 제품이다. 회사는 히알루론산 필러를 추가로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 중이며 치료용 항체 개발에도 도전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을 기준으로 매출은 1849억원이고,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메디톡스는 UAE 국영 기업 테콤 그룹의 두바이사이언스파크에 비동물성 액상 톡신 제제 ‘MT10109L’을 기반으로 한 완제품 생산 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16일(현지시각) UAE 현지에서 진행된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마르완 압둘아지즈 자나히 두바이사이언스파크 대표와 공장 건설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메디톡스는 UAE의 주요 도시인 두바이에 생산 기지를 두고 중동과 유럽 시장에 모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새롭게 지을 생산 공장은 해당 지역의 무슬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할랄’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제품을 인증하는 제도다. 무슬림 시장에 진출하려면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폴라리스 마켓 리서치는 할랄 의약품 시장이 2026년 348억 달러(약 4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도 중동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순방에 참여했다. 쓰리빌리언은 인공지능(AI) 기반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 기업이다. AI로 유전자 변이를 해석해 수천개의 희귀질환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금창원 대표는 “UAE 보건당국과 협의를 진행했고, 제품이 허가 단계에 들어가게 됐다”며 “심사가 통과되면 진단용 제품으로 UAE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쓰리빌리언에 따르면 중동은 근친혼 비율이 높아 희귀질환 환자가 많다. 회사는 미국, 유럽과 함께 중동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법인 설립과 제품 공급 등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금창원 대표는 “순방 일정 내 UAE 보건당국과 법인 설립 및 병원 협력 등 구체적인 서비스 공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경제 포럼과 네트워킹 행사에서도 UAE의 의료기기 서비스 기업과 회의가 잡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동 시장에 진출해 빠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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