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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약사의 러브콜 ‘이수앱지스’…올해 흑자전환 할까

파마신테즈·페트로박스 이어 알팜에 기술 수출
현지 인지도 높인 덕…러시아 국제관계 영향도

이수앱지스 본사 전경 [사진 이수앱지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이수앱지스가 해외 제약사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수앱지스는 이달 러시아 제약사 알팜과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인 ‘ISU106’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알팜은 ISU106의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수앱지스는 알팜으로부터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할 예정이다. ISU106를 상업화한 후에는 매출과 연계된 기술료(로열티)도 받는다. 회사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ISU106는 니볼루맙 성분의 바이오의약품인 옵디보의 바이오시밀러다.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수용체인 PD-1을 저해하는 항체치료제다. PD-1이 암세포의 리간드 PD-L1이나 PD-L2와 결합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경로를 차단한다. 이를 통해 T세포의 항암 작용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옵디보는 2028년 특허가 만료된다. 이수앱지스는 알팜과 옵디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노릴 계획이다. 옵디보는 2021년 83억 달러(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면역관문 억제제를 활용한 항암제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키트루다’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 점유율이 높다.

이수앱지스의 기술력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알팜뿐만 아니다. 이수앱지스는 2020년 러시아 제약사인 파마신테즈에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인 ‘ISU305’를 기술 수출했다. 솔리리스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다.

회사는 지난해 다른 러시아 제약사인 페트로박스에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을 기술 이전하기도 했다. 파바갈은 이수앱지스가 상용화에 성공한 희귀질환 치료제 중 하나다. 파브리병은 당지질의 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부족할 때 발생하는 대사질환이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인지도 높여

이수앱지스는 러시아 제약사들과 연달아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을 봤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신뢰와 안전이 중요하다. 이수앱지스는 국내 공장에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위탁 생산한 바 있다.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과 백신 분야에서 협력하며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최근 러시아의 국제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점도 기술 수출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와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며 “현지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자국 내 생산 기술을 확보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마신테즈, 페트로박스 등 러시아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기도 했고 RDIF와 백신 사업도 함께 진행해 자연스럽게 레퍼런스가 쌓였다”고 덧붙였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 확대할 것”

이수앱지스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집중해온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이다. 페트로박스에 기술 수출한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과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 항혈전 치료제 ‘클로티냅’ 등을 국내외 판매하고 있다. 고셔병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글루코세레브로시데이즈가 부족해 간이나 비장, 골수 등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파브리병과 마찬가지로 희귀질환이다.

이수앱지스의 매출 절반 이상은 ‘애브서틴’이 책임지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2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애브서틴의 매출이 190억원으로 60%를 차지한다. 파바갈은 124억원으로 21%, 클로티냅은 28억원으로 9% 비중이다. 파바갈은 국내 병의원에 주로 공급하지만 애브서틴과 클로티냅은 수출 물량이 더 많은 제품이다.

이수앱지스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수출 실적을 확대해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수앱지스의 2023년 예상 별도 기준 매출은 687억원,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지난해 알제리의 중앙병원 약제국의 고셔병 치료제 입찰에서 1순위 낙찰기업으로 선정됐고 최대 14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독일 기업 헬름에 애브서틴과 파바갈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희귀질환 트랙으로 빠르게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국가를 찾고 있다”며 “메나(MENA·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주로 살펴보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러시아의 제약 시장은 2020년 2040억 루블(약 3조670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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