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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주의·1인가구 증가하면…한국 ‘소득 불균형’ 커진다

한은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韓, 가구 형성 후 소득공유 효과 높아 “소득 불균형 해소”
“개인의 소득 불균형 높아 정책적 노력 필요”

롯데 시그니엘 호텔 서울 예식장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롯데호텔]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가 사회적 소득 불평등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고소득자나 전문직 간에 결혼하는 분위기가 적어 가구 사이의 불평등이 상쇄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 소득의 불평등은 주요국 평균을 상회하는 만큼 1인 가구가 늘어날 수록 소득 불평등을 높이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소득이나 직업, 연봉이 비슷한 남녀끼리 결혼하는 것을 말하는 ‘소득동질혼’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부부 근로소득 간 순위 상관계수와 상관계수는 각각 0.03과 0.06으로 0에 가까웟다. 분석대상 34개국 중 각각 33위와 32위로 최하위권을 보였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개인들의 결혼 후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가 높고 이로 인해 소득 불평등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취업자나 개인의 근로소득 불평등은 OECD 국가보다 심했지만, 가구 근로소득 불평등은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자료 한국은행]
한은이 내놓은 ‘주요국의 가구소득 형성단계별 지니계수 및 우리나라의 불평등’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의 취업자 근로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452로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해 불평등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가구 근로소득은 24위로 떨어지며 OECD 국가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및 한부모 가구 비중은 각각 14.7%, 4.0%로 주요국의 1인 가구 22.6%와 한부모 가구 7.4%보다 낮았다”며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에 비해 약한 영향을 받아 불평등 완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 경향이 약한 것은 고소득 남성과 비취업·저소득 여성 간 결혼, 그리고 저소득·비취업 남성과 중위소득 이상 여성 간 결혼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취업자와 전체 개인의 근로소득 불평등이 OECD 국가 평균 이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1인 가구 증가 및 비혼주의 확산이 진행되면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용민 한은 금융통화연구실 차장은 “모의실험 결과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주요국과 같아진다면 우리나라의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에서 0.396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향후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구조가 불평등 완화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줄이고 공적인 불평등 완화기제를 갖추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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