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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쏘나타’ 싫어...‘억’ 소리나는 한정판에 지갑 열린다

희소성·소장가치 중시하는 소비자...BMW·벤츠 등 출시하면 완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2023년 1월 20일 출시한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80 4MATIC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 약 1시간 30분 만에 완판됐다.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김모씨(32세, 여)는 지난 2020년 말 BMW코리아가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630i 한정판을 구매했다. 그는 “인기 수입 모델은 강남 쏘나타라고 불릴 정도로 너무 흔하다.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 한정판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모씨(50, 여)는 “지금 타고 있는 벤츠 S클래스는 너무 많다. 마이바흐 한정판 뉴스를 보고 주변에 물어봤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출시하는 ‘한정판’ 모델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일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80 4MATIC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를 선보였다. 24대 한정 출시된 이 차량은 판매 개시 약 1시간 30분 만에 완판됐다. 3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순식간에 전량 소진돼 한정판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벤츠코리아는 매달 온라인 스페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BMW는 벤츠보다 한 발 앞서 한정판 모델 판매에 나섰다. 2019년 온라인 판매 채널을 오픈하고, 이듬해(2020년)부터 온라인 한정판을 선보인 바 있다. BMW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한정판은 모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17일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뉴 디펜더 최상위 트림인 110 D300 HSE를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이다. 판매 가격은 1억3457만원이며, 75대 한정으로 국내 출시됐다. 디펜더는 1948년 시장에 데뷔해 70여 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랜드로버의 대표 모델 중 하나다.

이외에도 롤스로이스, 포르쉐, 마세라티 등이 럭셔리 브랜드들이 극소량의 한정판을 국내 출시해 판매해왔다. 공급 물량이 많지 않은 수입차 한정판은 빠르면 1시간, 늦어도 한 달 내외로 모두 완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한정판에 집착하는 이유로 수입차 대중화,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 등을 꼽는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2000년대 초반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신차 등록 기준으로 20% 수준까지 올라섰다. 누적 등록대수는 3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운행차량으로 등록된 수입차(상용차 제외)는 전년 대비 8.4% 늘어난 291만9072대로 집계됐다. 과거 사치품으로 여겨졌던 수입차는 국산차 외의 또 다른 선택지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고가 수입차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대중화된 인기 모델 대신 고가의 수입차로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고가 수입차는 전년 대비 27.9% 증가한 2만4356대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부의 과시용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벤츠 S클래스 등의 판매량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희소성, 소장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정판은 이를 충족시키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정판으로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이 없다. 헤리티지를 공유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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