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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빵은 못참지”… ‘빵찾아 편의점’ 오픈런 성지된 까닭 [이코노Y]

편의점 간편식 '제2' 도약 꿈꾼다
전국 오픈런 맛집 제품·핫템 개발 전쟁
생크림빵·소주·위스키·샴페인 인기
소비 불황기에도 편의점 매출군 ↑


모델이 GS25가 26일 단독 출시하는 차별화 간편식 몽탄 양파고기 볶음밥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GS25]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편의점이 2030세대들의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하는 행위)’과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몇 개 안되는 일부 핫 아이템들을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위기다. 생크림빵부터 프리미엄 소주, 희귀 위스키에 이어 올해 편의점 간편식 제2의 도약을 위해 전국 오픈런 맛집과 연계한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MZ세대 모시기 경쟁을 한층 펼치는 모습이다. 

MZ ‘오픈런’ 부르는 효자…생크림빵·소주·위스키·샴페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젊은 소비자 층의 먹거리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디저트부터 주류를 비롯한 편의점의 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오픈런 현상의 대표 사례는 ‘크림빵’이 꼽힌다. 편의점 CU가 선보인 연세우유 크림빵은 전체 중량의 약 80%를 크림으로 채워 기존 상품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SNS에 ‘반갈샷(반을 갈라 내용물을 보여주는 사진)’을 업로드하는 인증샷 열풍이 이어지면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출시된 연세우유 크림빵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기록하며 슈퍼 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이후에도 판매량 호조가 이어지면서 이전까지 CU 디저트 매출 1위를 기록하던 ‘쫀득한 마카롱’을 넘어섰다. 

크림빵 신드롬을 일으킨 연세우유 크림빵의 후속 신제품 황치즈 생크림빵 역시 출시 일주일 만에 디저트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황치즈 생크림빵은 출시 이전부터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CU 연세우유 크림빵의 새로운 시즌 상품이 나온다는 소식이 입소문이 퍼지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CU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사진 BGF리테일]

이러한 뜨거운 관심은 출시 첫 날 폭발적인 판매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21일 겨울 한정 상품으로 선보인 연세우유 황치즈 생크림빵이 일주일 동안 17만개 판매를 돌파, 1분에 16.9개씩 판매되며 디저트 왕좌를 차지했다. 이는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출시 초기 대비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세우유 전용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만든 황치즈 생크림을 일반 크림빵 대비 최대 50% 더 많이 담아 풍미를 높였고 체다치즈도 넣어 황지즈 특유의 고소하고 짭쪼름한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GS25 매장에 희귀 위스키 구입하기 위한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GS25]

편의점 소주도 오픈런 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핫 아이템 ‘원소주 스피릿’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지난해 7월 12일 ‘원스피리츠’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이다. 출시 직후 2달여간 입고 물량이 당일 완판되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져 왔으며 최근 GS25와 원스피리츠의 공급 안정화 노력에 따라 모든 점포에서 수량제한 없이 원소주 스피릿의 상시 구매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 GS25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 중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GS25의 증류주(프리미엄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배(672%) 신장했다. 원소주 스피릿은 이달 15일에는 누적 판매량 400만병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정 위스키와 샴페인 역시 판매 오픈과 동시에 순식간에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지난해 8월 편의점 GS25는 주류 강화 콘셉트 매장에서 희귀 위스키 판매 행사를 진행했는데, 당시에도 오픈런이 벌어졌다.

MZ세대의 유입도 위스키 흥행에 GS25의 지난해 위스키 매출의 2030세대 비중은 70%에 달한다. 토닉워터, 주스를 혼합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고, 이를 SNS를 통해 감성을 공유하면서 위스키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한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샴페인 오픈런’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보다 샴페인 물량을 3배이상 늘려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3일 만에 1초씩 물량 절반 이상이 팔려나갔다. 특히 샴페인의 정석으로 불리는 ‘도츠브룻 클래식’은 주말 동안 완판돼 지난해에 이어 항공편으로 추가물량을 긴급 공수 중에 있다.

유명 레스토랑 등과 손잡고 오픈런을 유발할 수 있는 프리미엄 RMR 상품도 선보인다. GS25는 몽탄 간편식을 시작으로 연간 시리즈로 지속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말 25명 규모의 간편식 전문가들로 구성된 HMR부문을 신설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소비자들이 샴페인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세븐일레븐]

소비 불황기에도 편의점 주요 매출군 ↑


이러한 편의점 ‘핫템’ 오픈런 현상으로 주요 매출군 역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연세우유 크림빵의 빅히트로 CU 디저트 매출은 급증했다. 실제 지난해 CU의 디저트 매출이 전년 대비 120.6%나 증가하며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15.1%, 2021년 13.8%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던 CU의 디저트는 지난해 매출이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세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지난해 매출신장률만 비교해보면 2021년 대비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주요 구매자로는 업계 소비 문화를 주도하는 20대와 30대가 전체 고객의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빵, 디저트 명가로서 자리매김했다.

CU는 지난해 디저트 매출이 전년 대비 120.6%나 증가하며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15.1%, 2021년 13.8%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던 CU의 디저트는 지난해 매출이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세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편의점 위스키 매출 부문도 신장하고 있다. CU의 지난해 위스키 매출 신장률은 45.3%, GS25는 65.6%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전년 대비 80%, 33%가 각각 증가했다.

업계는 편의점은 핵심 타깃층인 MZ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이 오픈런 행렬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 자신만의 취향이 뚜렷한 MZ세대는 재미와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SNS를 통해 유발되는 집객 효과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MZ세대를 =겨냥한 품목을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불황기에도 높은 실적 가시성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듯 주요 인기 제품들은 편의점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으로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며 수많은 유사 상품의 출연을 이끌었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들을 중심으로 구매 인증샷과 상품 추천 등이 지속적으로 바이럴 되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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