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엔데믹에 성장세 꺾인 韓 패션 플랫폼, 옷 벗고 해외 진출 모색

코로나19로 활황이던 패션 플랫폼, 엔데믹 전환 직격탄
내수 시장 침체, K-패션 인기 타고 해외 시장서 활로 마련
‘패션 외 영역 넓히기’도 활발…취미부터 반려동물까지

무신사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된 신인 걸그룹 뉴진스. [사진 무신사]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브랜디 등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해외 시장에도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패션에만 한정되지 않고 뷰티·라이프스타일·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도 보인다. 내수 시장의 성장성 한계를 넘어서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온라인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패션 플랫폼들은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무신사는 업계 최초로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돌파했고, 카카오스타일의 지그재그도 처음으로 거래액 1조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풍토병화) 기조에 들어서자 국내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는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전월인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나서

국내 패션 플랫폼들은 침체된 내수 시장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시선을 글로벌 시장으로 돌렸다. 2020년 12월 일본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자사 플랫폼 에이블리 서비스를 최근 현지 시장에 맞춰 대규모 개편했다. 기존 일본 서비스 명 ‘파스텔’을 지난해 11월 ‘아무드’로 변경하고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상품 개수와 카테고리 등도 크게 확장했다. 아무드의 서비스 개편에 따라 가입자 유입이 늘어 최근 일본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300만건을 돌파했다. 

무신사도 지난해 9월부터 글로벌 스토어를 열고 북미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글로벌 스토어에는 현재 3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 돼 있다. 회사는 이를 공격적으로 늘려 올해는 입점 브랜드 수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설립한 일본 법인에 이어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점차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해외 거래 목표액으로 일본 약 480억원, 일본 외 국가 480억원 수준을 자체적인 목표치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지그재그와 브랜디도 일본과 북미 등에서 서비스 시범 운영을 하는 등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잠재력이 크기도 하고, 해외에서도 ‘K-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판로 확대를 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진출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푸드·반려동물 등 다양해진 영역

이들 기업은 패션 전문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그 영역을 다각화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뷰티 카테고리 영역에서 성과가 두드러진다.

무신사는 지난 2021년 11월 뷰티 전문관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2022년 상반기 화장품 소매판매액이 16조1438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회사는 이를 지난해 11월 전면 리뉴얼하면서 서비스 강화를 꾀하기도 했다.

에이블리 역시 2021년 3월 뷰티 카테고리 론칭 후 1년 만에 거래액이 66배가량 성장했다. 주문 수 역시 이 기간 4178% 증가했다.

비교적 사업적 유사성이 있는 뷰티 영역뿐 아니라 생활용품·인테리어·라이프스타일·푸드·취미·반려동물 등 취급 상품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카테고리의 다양화는 기존 이용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전략으로 여겨진다. 실제 에이블리가 앱 이용자 1700여명을 상대로 자체 조사한 결과 에이블리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요인으로 ‘에이블리가 익숙해서’라는 응답이 80.4%에 달했다. 패션 카테고리에서의 구매경험이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수경·성현동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존 패션 시장 내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젊은 사용자의 비율이 높은 해당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타 상품 카테고리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가게 점주가 직접 뽑은 ‘최악·최고’ 알바생 유형은?

2드림어스컴퍼니, 1Q 20억원 적자…“AI 기술로 반등할 것”

3‘뺑소니 혐의’와 ‘음주운전 의혹’에도…가수 김호중, 공연 강행

4 “푸틴, 시진핑과 ‘올림픽 휴전’ 문제 논의”

5尹, 과학계 숙원 ‘R&D 예타’ 폐지 언급…“건전재정, 무조건 지출 감소 의미 아냐”

6‘민희진 사태’ 처음 입 연 방시혁 “악의로 시스템 훼손 안 돼”…법정서 ‘날 선 공방’

7“‘치지직’ 매력에 감전 주의”…팝업스토어 흥행

8“자신감 이유 있었네”…‘AI 가전=삼성전자’에 압축된 전략들

9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총세력장 결정하는 첫 선거 예고

실시간 뉴스

1가게 점주가 직접 뽑은 ‘최악·최고’ 알바생 유형은?

2드림어스컴퍼니, 1Q 20억원 적자…“AI 기술로 반등할 것”

3‘뺑소니 혐의’와 ‘음주운전 의혹’에도…가수 김호중, 공연 강행

4 “푸틴, 시진핑과 ‘올림픽 휴전’ 문제 논의”

5尹, 과학계 숙원 ‘R&D 예타’ 폐지 언급…“건전재정, 무조건 지출 감소 의미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