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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쇼크에도 9만닉스 등극…SK하이닉스 연내 흑전될까[이코노 株인공]

10년 만에 적자전환 불구 올들어 22% 상승
반도체 불황 ‘투자 주의보' vs "상반기 저점 지나"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매주 월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월 30~2월 3일) 코스피는 전주(2484.02)보다 3.62포인트(0.14%) 하락한 2480.40에 마감했다. 한 주 동안 외국인은 8778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9238억원, 개인은 182억원 순매도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주(2월 6일~2월 10일) 코스피는 2410~254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다. 반도체 불황에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9만닉스’로 올라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22.60% 올랐다. 지난 3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보다 1.28%(1200원) 빠진 9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 주가가 7만원 중후반대에 머물다가 9만원 초반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악영향을 줬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손실 1조7012억원, 순손실 3조52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 규모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1조2105억원보다 5000억원 높은 수치다. 

분기 단위 영업 적자가 나온 건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지난 2012년 2월 인수한 뒤 당해 1분기 2635억원, 3분기 240억원의 손실을 낸 후 처음이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규모도 줄였다. 올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여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진한 실적에도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른 건 반도체 불황이 저점을 찍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통상 반도체 주가는 경기의 6개월을 선행한다고 보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눈높이는 낮아지고 메모리 업계 감산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며 “상반기를 저점으로 메모리 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상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과잉 긴축’은 없다고 전한 것이다. 연준은 '베이비 스텝'(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반도체 주식을 쓸어모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간 삼성전자 2조2221억원어치, SK하이닉스 6325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의 1월 코스피 시장 전체 순매수 금액 6조3704억원의 45%가량이 반도체인 셈이다. 

흑자 전환 가능 VS 올해도 어렵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 적자 폭이 줄어들어 연말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매크로(거시 경제)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강도 높은 비용절감을 진행 중”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의 동반 감산 효과로 2분기부터는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실적도 1분기를 저점으로 적자폭이 줄어 연말에는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은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급사 재고 정점, 모바일 고객사들의 재고 정상화에 따른 구매 수요가 감지되면 탄력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주가 변동성 확대 시 매수 기회로 삼아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 주가 11만원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으로 올해도 적자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급락하면서 연내 흑자 전환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증권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기존 3조1000억원 적자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7조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수정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차입금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 차입금은 22조995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17조6240억원)에서 30% 넘게 늘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3일 SK하이닉스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신용 등급은 기존 ‘BBB-’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예정된 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했지만, 잉여 영업 현금 흐름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순차입금은 16조6000억원까지 늘었다"며 "부진한 영업 실적 등으로 순차입금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은 SK하이닉스 6개월 목표 주가 10만5000원을 유지했지만 ‘매수 후 보유’ 전략 대신 단기 트레이딩 전략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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