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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팔아야 산다”…50조 재고에 판촉·광고 올인 [이코노 리포트]

삼성전자, 지난해 광고선전·판촉에 13조2236억 투입
늘어난 재고자산 줄이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 나서
수익성 둔화 본격화 전망…올해는 긴축 가능성 높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과 TV, 가전 수요 위축 여파로 늘어난 재고자산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판촉비와 광고선전비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 50조원이 넘는 재고자산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경기 침체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올해에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광고선전과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총 13조2236억원으로 전년(11조8643억원) 대비 11.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는 5조3760억원에서 6조1130억원으로 13.7% 증가했고 판매촉진비는 6조2862억원에서 7조1106억원으로 13.1% 늘었다. 

광고선전비는 사업과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 등의 판매, 공급의 촉진을 위해 불특정다수인에게 광고선전을 목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말한다. 판매촉진비는 말 그대로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으로 영업사원 등에게 지급되는 판매 수당 등이 포함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를 크게 늘린 것은 재고자산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완제품 수요 급감으로 늘어난 재고자산이 악성재고로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악성재고는 앞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불필요한 재고를 의미한다.  

실제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52조1878억원으로 전년(41조3844억원) 대비 20.7% 늘었다. 이 중 완성품에 해당하는 제품 및 상품 재고가 16조32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3.4% 증가했다. 제조 과정 중에 있는 제품을 뜻하는 반제품 및 재공품은 13조4736억원에서 20조775억원으로 32.8% 급증했다. 즉 경기침체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가전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자산의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경기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용 감축을 통한 수익성 보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 4분기만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4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9% 역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20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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