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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hy’ 품에 안기는 ‘메쉬코리아’…창업자 반발·만성적자 탈출 과제

hy, 메쉬코리아 지분 66.7% 확보...최대주주로 등극
물류사업 확장...배송거점 2배·인력 3만명 확보
메쉬코리아, 적자탈출 주요 과제...창업자 반발 등 내부 혼란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사진 메쉬코리아]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hy(옛 한국야쿠르트) 품에 안긴다. 메쉬코리아는 발행가능 주식총수를 늘리고 메쉬코리아 신임 이사로 hy 인사들을 선임하며 hy를 새 주인으로 맞기 위한 사전작업을 사실상 마쳤다. 한 때 법정관리 위기까지 몰렸던 메쉬코리아에게 이번 매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달 hy의 긴급자금 지원으로 밀린 차입금을 갚은 뒤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메쉬코리아는 23일 오전 10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 송현주 기자]

메쉬코리아는 23일 오전 10시 본사에서 주요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hy유상증자를 위해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는 정관 개장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임시의장 선임, 정관개정, 사내이사 해임 및 선임, 감사 해임 및 선임 등 총 15가지 안건이 올랐다. 이번 의결을 통해 발행 주식 총수는 기존 2000만주에서 3000만주로 증가해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800억원 규모의 hy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게 됐다.

앞서 hy는 자금난에 빠진 메쉬코리아에 긴급자금 600억원을 수혈하며 메쉬코리아가 오케이캐피탈 차입금, 밀린 법인세 등 주요 채무를 변제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hy가 긴급자금을 지원하면서 메쉬코리아의 법정관리 우려도 말끔히 해소됐다. 메쉬코리아는 지원받은 자금을 OK캐피탈로부터 조달한 주식담보대출 360억원을 포함한 주요 채무를 갚는데 썼다. 이를 통해 유동성 고비를 넘기자 서울회생법원은 메쉬코리아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유상증자 후 hy는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3월 중순 전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결론나면 3월말 께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메쉬코리아는 23일 오전 10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 메쉬코리아]

메쉬코리아는 주력사업인 이륜차 배송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hy는 부릉 이륜차 배송인력을 흡수해 배송인력만 2만 명이 넘는 종합 유통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hy가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는 가장 큰 목적은 물류사업 확장이다. hy는 B2B(기업간거래) 물류서비스인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프레시 매니저' 1만1000여명을 통해 전국에 촘촘한 배송망을 구축해왔다. 제휴업체의 구독형 면도기, 건강기능 식품, 화장품, 신용카드 등을 배송하는 프레딧 배송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기준 100만건을 돌파했다.

hy는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배달대행 서비스 등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유통 사업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메쉬코리아 인수로 밀키트와 공산품 등을 중심으로 한 배송대행 상품 카테고리를 더욱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메쉬코리아의 IT(정보기술) 역량을 활용해 3자 물류에 이르는 물류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hy 프레딧 배송서비스. [사진 hy]

다만 메쉬코리아의 창업자 반발을 비롯한 내부 혼란과 만성 적자구조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날 임시 주총에선 주주들의 찬성에 따라 유정범 사내이사와 유한성 감사를 해임했다. 유 전 의장은 hy의 인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hy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부릉지점장 등과 hy본사 앞에서 인수 반대 피켓 시위를 전개하고 법원에 임시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문제제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새 사내이사로 채윤서 hy투자관리부문 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hy모터스 송옥현 사외이사를 신임 감사로 변경구 hy투자관리부문장을 선임했다. 유 전 이사의 제안을 수용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과 유 전 이사 측 인사 4명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다. 

메쉬코리아의 만성 적자구조 개선도 주요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초만해도 메쉬코리아는 배달 플랫폼 '부릉'이 시장 1위 사업자를 유지하며 한 때 기업가치 1조원 평가를 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매출과 함께 영업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메쉬코리아의 영업적자는 2018년 140억원, 2019년 123억, 2021년 17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367억으로 300억원대까지 커졌다. 

김형설 메쉬코리아 대표는 “외부의 우려와 달리 취임 이후 약 1개월동안 회사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당초 계획한 흑자전환 목표 달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y관계자는 "메쉬코리아의 IT기술과 물류·배송 인프라를 결합을 통해 제품군 확대 및 배송서비스 강화 효과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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