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기, 서울 아파트 구매 절반 이상 30·40대···“이자 압박 비명”
주담대·신용대 이자상환 부담 2배 이상 증가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지난 몇 년간 집값 급등 시기에 서울 아파트를 구매한 10명 중 6명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인상 압박까지 더해지며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후 수도권을 비롯해 주요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수도권 아파트를 구매한 계층은 30~40대가 절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구매 계층의 54%는 30~40대가 차지했으며, 서울의 경우에는 60%에 달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 기간 급등한 주택가격과 30·40대 가구 소득과 자산 수준을 감안하면 구매자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이후 금융규제 강화로 서울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은 주택가격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2019년 평균 주택가격 8억6000만원인 서울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은 약 3억4000만원이고, 구매자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약 5억2000만원이었다.
그러나 2021년에는 평균 주택가격이 12억6000만원으로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은 4억3000만원, 구매자가 자체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30~40대의 자산 수준이 평균 4억원에서 5억5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용대출과 기타대출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영끌족의 경우, 부모의 지원은 물론 신용대출과 기타대출까지 활용해 수도권 아파트를 구매했을 가능성이 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대출 금리가 최고점에 근접했던 2022년 10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82%,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7.22%까지 상승했다. 대출 금리가 최저점에 근접했던 2020년 8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39%,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2.86%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년 만에 이자 상환 부담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변동금리를 받은 이들은 더욱 부담이 크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약 53%에 달한다. 현재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5~7%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변동금리 대출을 활용한 가구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와 함께 신용대출 및 기타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매자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원금 및 이자 상환 부담으로 인해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는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삼성전자 HBM 승인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
2‘꽁꽁 얼어붙은’ 청년 일자리...10·20대 신규 채용, ‘역대 최저’
3'로또' 한 주에 63명 벼락 맞았다?...'네, 가능합니다', 추첨 생방송으로 불신 정면돌파
4LG·SK·GC…국내 바이오 산업 네트워크 이곳으로 통한다
5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6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7“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8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9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