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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공매도…오히려 주가 급등 부추긴다?

3월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3124억원
주요 타깃 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株
"숏커버링 효과에 주가 오히려 올랐다"
대차거래 잔고 최고치…"공매도 주의보"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1월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835억원이었고, 2월은 111.62% 증가한 176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 들어 월평균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매도가 최근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부추긴단 지적도 나온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 빌려 공매도에 나섰는데 예상 밖으로 주가가 오르자 급하게 주식을 사서 되갚는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오르는 공매도 시장…타깃 된 2차전지株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 공매도는 증가세다. 1월 하루 평균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835억원 수준이었지만 2월에는 1767억원으로 전월비 111.62% 늘었고 3월 들어서는 13일까지 3124억원으로 더 증가했다. 

특히 지난 6일 코스닥 공매도 일일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4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대금은 2179억원, 기관 대금은 1932억원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전체 중 99% 이상을 차지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3월 13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공시는 모두 147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는 45건으로 올해는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시세 조종 등의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공매도 급증 종목에 대해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음 거래일에 공매도를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공매도 규모 증가, 주가 하락,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 증가 등 조건을 바탕으로 공매도 과열 종목을 지정한다.

올해 들어선 2차전지주가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됐다. 이에 2차전지주에 대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역시 잇따랐다. 에코프로비엠이 지난달 4건, 이달 2건으로 모두 6회 지정됐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는 총 5회 지정됐다. 나노신소재는 총 3회 공매도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이 지정된 종목은 하림지주(7회)다. 

공매도·숏커버링, 주가 상승 부추기나

연초부터 지속돼온 2차전지주에 대한 공매도가 오히려 주가 급등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공매도가 늘면 주가는 하락하지만 숏커버링 효과로 인해 공매도 과열 종목의 주가가 되레 오르는 경우가 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의 주가 급상승에 공매도 청산이라는 수급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뜻이다.

숏커버링은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해 빌린 주식을 갚고자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숏스퀴즈’라고도 부른다. 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것이므로 공매도 후의 필연적 과정이지만 주가가 상승할때 공매도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자 더 급하게 매수에 나서기도 한다. 

이렇게 숏커버링이 발생하는 동안에는 주식의 매수 체결 강도가 높아져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주가 하락시 공매도는 약세 종목의 하락세를 더 강하게 만들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를 땐 ‘패닉 매수’로 인해 주가가 급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9만3400원에서 이날 19만6500원으로 110.39%(10만3100원) 올랐다.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 수량은 521만 2645주에서 244만1320주로 감소했다. 지난 3일엔 하루에만 2.95%에서 2.19%로 0.76%포인트 하락하며 공매도 청산이 대거 이뤄졌는데 주가는 14% 급등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숏커버링으로 주가는 오르는데 공매도 세력이 이를 버티지 못하고 빠져나가면 공매도 잔고는 줄어들게 된다”며 “2차전지주의 주가는 올해 내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이로 인해 공매도 물량이 빠져나가면서 최근 주가는 더 치솟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판 ‘게임스톱’인가…2차전지주 주가 미래는

최근엔 2차전지주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감수하고 숏커버링에 나섰다는 점에서 ‘한국판 게임스톱’ 현상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비디오게임 유통점 게임스톱의 주가가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 개인 투자자들의 응집력에 의해 급등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주당 약 20만달러였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두 달 사이 347만달러를 돌파하며 약 1745% 급등했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며 멜빈 캐피털 등 헤지펀드가 공매도 포지션을 잡자 당시 미국판 종목토론방에 모인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며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결국 헤지펀드는 큰 손실을 보고 공매도를 청산해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2차전지주 매수세로 인해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급등하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새해부터 2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2779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632억원 순매도했다. 3월부터 상황은 역전됐다. 3월 2일부터 3월 14일까지 개인은 3491억원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293억원 팔아치웠다. 개인의 매수세로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5만9700원에서 19만6500원으로 23.07%(3만6800원) 상승했다. 

다만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인 대차거래 잔고가 쌓여있는 주식의 경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근 2차전지주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조정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에 대차거래 잔고 역시 크게 증가했다. 대차 잔고 증가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대차잔고 2조655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엘앤에프(5883억원), 에코프로(4115억원) 등 대차잔고 상위 3개 기업이 모두 2차 전지 관련주였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업종의 가시적인 성과로 매수 세력과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강해지면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매도의 선행지표라고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어 공매도는 계속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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