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생긴 서울역 센트럴자이…입주민들 “흔들림 못 느꼈는데”[가봤어요]
일부 주민 “충격음 못 들었다”, “안전에 이상 없어”
입주 뒤 하자 다수 발생…GS건설과 소송 진행 중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그날 저녁에 아무 소리 못 들었어요. 건물이 흔들리거나 하는 것도 느끼지 못했고 안쪽은 아무 금 간 곳이 없어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봅니다.”
한 서울역 센트럴자이 주민이 말했다. 이 주민은 필로티 외벽에 균열이 일어난 해당 동 고층에 거주하고 있었다.
23일 ‘이코노미스트’가 방문한 서울역 센트럴자이는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의 필로티 외벽 역시 덮개로 가려져 있어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2017년 8월 입주한 서울역 센트럴자이는 GS건설이 시공한 유명 단지 중 하나로 ‘서울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심 접근성이 높은 동시에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는 데다, 단지 내 어린이집 등이 잘 갖춰져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실제 단지 내엔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이 쾌적하게 조성돼 있었으며 남산 조망이 가능한 테라스하우스 세대도 구성돼 있었다. 현재 이 단지 전용면적 84㎡ 시세는 15억원에서 16억원 대에 형성돼 있다.
그러나 도심 속 휴식처처럼 평화롭던 유명 아파트는 지난 20일 발생한 필로티 파손 사건으로 언론 지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상 1층을 선호하지 않는 주거용 건축물에 적용되는 ‘필로티 설계’는 건물 하중을 지지하는 내력 기둥 및 벽 등 필수 골조가 마감재에 덮인 채 하단부인 필로티 부분에서 노출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일 일부 주민들은 ‘펑’하는 소음을 듣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와 시공사인 GS건설, 중구청 등이 합동으로 1차점검을 진행해 파손된 부분이 비(非)내력벽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비내력벽은 외관 상 벽체로서 기능을 하지만 구조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 철거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주민 불안을 감안해 지자체와 GS건설, 주민협의체가 모든 아파트 동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계획이다.
크고 작은 하자 지속 발견, 일부 주민은 관심에 불편함 표시해
평일 낮이라서인지 서울역 센트럴자이 단지 내에는 오고가는 주민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취재 중 만난 주민 대부분은 필로티 파손 문제에 대해 자세한 의견을 밝히길 꺼리거나 해당 문제가 화제가 된 일에 대해 불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제가 발생한 건물 옆 동에 산다는 한 주민은 “이미 안전점검을 해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더는 외부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동에 사는 다른 주민 역시 “어느 아파트나 이런저런 하자가 있게 마련이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입주민과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번 필로티 파손 건 외에도 서울역 센트럴자이에선 입주 초기부터 크고 작은 하자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입주자대표회의를 중심으로 GS건설을 상대로 하자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후 발생한 크랙이나 타일 시공 하자 등에 대해 GS건설과 협의를 시도했으나 입주 5년이 된 지난해 8월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구청, 시공사와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는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이어가면서 주민들의 불편이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단지에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지금은 안전에 별 문제가 없다는 말을 믿지만 파손 문제가 발생한 날 저녁에는 가족들이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며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우리는 전세로 살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안전 외에도 집값 문제 때문에 예민한 것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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