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은 따뜻하죠. 사랑이에요”…정은혜 작가 초대전 [E-전시]
곽재선 문화재단, 정은혜 작가 특별 초대전
정은혜의 ‘포옹’…회화 작품 65점 한 자리에
이달 29일까지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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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화가이자 배우. 정은혜 작가는 묘사가 아닌 직관적인 표현으로 따뜻함을 그려낸다. 유난히 포옹을 좋아해서인지 작가의 작품엔 포옹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화려한 꽃들에 둘러싸인 두 주인공이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며 꼭 껴안고 있는가 하면, 초록색을 배경으로 마치 나무가 된 듯한 작가가 누군가와 따스한 온기를 나누는 모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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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열리고 있는 정은혜 작가 초대전 ‘포옹’은 그 따뜻함을 모아놓은 전시다. 새롭게 출범한 곽재선 문화재단의 첫 번째 이야기기도 하다. 정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서 ‘사람들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회화 65점(원화 20점, 애디션 15점, 인물드로잉 30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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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개월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고 어려운 학령기를 보낸 정 작가는 20살 무렵까지 스스로 만든 동굴에 갇혀 지냈다. 환각과 환청, 틱 장애에 시달리던 그녀는 2013년 엄마가 운영하는 미술학원에서 청소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잡지에 있던 광고 페이지를 쭉 찢어 갱지 위에 그린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고개를 돌려 왼쪽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전시가 이어진다. 이번 전시의 주제이기도 한 ‘포옹’, 얼굴을 마주하는 일에 대한 에세이를 지나면 작가의 자화상 두 점이 벽에 붙어있다. 그 중 ‘니 얼굴 은혜씨’(2019)는 정 작가가 서울문화재단의 입주 작가로 들어가 처음 그린 작품이자, 인기작으로 꼽힌다. 첫 채색 작업을 시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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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주로 그리지만 전시장 한쪽에 걸린 고양이 료타(2021)와 까비(2022), 귀염둥이 지로(2021)와 아기 지로(2022) 작품은 동물이 주인공이다. 정 작가가 그리는 대상이 인물에서 주변의 동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양이 료타는 정 작가가 키우는 고양이가 아니다. 공부를 가르쳐주기 위해 집에 자주 들르는 일명 선아 선생님의 고양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마룻바닥 배경을 정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낸 게 특징이다. 고양이 발자국을 패턴화해서 완성했다. 정 작가는 “료타가 이제 14살”이라며 “죽기전에 다시 한 번 만나러 가야된다”고 부연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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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하나 하나를 둘러보다 보면 그녀의 삶 속으로 점점 파고들게 된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정 작가가 친할머니를 그린 ‘이점달 할머니’(2020)와 외할머니를 그린 ‘김풍자 할머니’(2020) 작품도 있다. 이점달 할머니는 작품 속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작가의 인형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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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작가는 이렇듯 자신의 삶을, 그리고 직관화 된 따뜻함을 캔버스에 담는다. 주로 가족, 부부, 친구, 동료, 반려견 등 주변 관계 속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그 속에는 어떠한 편견도, 정형화된 문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물의 표정은 다채롭고, 묘사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채색은 선명하면서도 조화롭다. 그렇게 작가는 어느 덧 40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냈고 앞으로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번 전시에선 만화가이자 동양화가인 정 작가의 어머니 장차현실이 어린 시절 정 작가를 그린 ‘나의 딸 은혜’(2000)와 18년 뒤 정 작가가 그린 ‘엄마 장차현실’(2018)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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