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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안팔리는 아이폰…부품사 불똥 튈라 ‘전전긍긍’ [이코노 리포트]

LG이노텍·PI첨단소재 등 재고 대폭 증가
상반기에도 판매 부진 지속…역성장 전망
아이폰14 수요 아이폰15 대기수요로 전환

애플 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애플이 세계적인 소비 위축과 생산 차질 여파로 아이폰14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LG이노텍(011070) 등 부품사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애플이 주문한 부품이 제때 소진되지 못하면서 재고 부담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매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 아이폰14 수요가 차기작인 아이폰15(가칭)의 대기수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부품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사인 LG이노텍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788억원으로 전년(1조3920억원) 대비 42.2% 급증했다. LG이노텍이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과 3D ToF(Time of Flight)모듈을 전 세계에서 단독으로 공급하는 점을 감안하면 재고자산 증가에 애플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방열시트용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하는 #PI첨단소재 역시 재고자산이 큰 폭으로 늘었다. PI첨단소재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837억원으로 전년(421억원) 대비 98.8% 급증했다.  

이처럼 애플 부품공급사들의 재고자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아이폰 생산 차질 영향이 크다. 애플에 납품돼야 할 부품들이 아이폰 생산 차질로 창고에 그대로 남으면서 재고자산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애플의 아이폰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폭스콘은 지난해 4분기 중국 정저우 공장 봉쇄 여파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연말 특수를 누리기는커녕 오히려 판매 감소를 겪었다. 

문제는 아이폰 14 판매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실제 애플은 아이폰 생산 정상화 이후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좀처럼 판매가 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도 아이폰14 출하량 감소가 최소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차기작인 아이폰15의 출시가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점도 아이폰14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폰14 수요가 아이폰15 대기수요로 전환되며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코로나19로 애플의 생산 차질이 상당기간 지속됐다”며 “이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인도가 늦어졌고 부품사들의 재고자산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전통적인 성수기인 4분기에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피해 규모가 더 컸다”며 “아이폰14를 당장 구매하기 보다는 좀 더 기다렸다 아이폰15를 구매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부품사들의 실적과 재고자산이 극적으로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3671억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영업이익이 6000억~70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PI첨단소재의 경우 46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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