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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헤지펀드의 비밀병기?…첫 적발된 ‘악의적 무차입 공매도’[주식공부방]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건수 253건…전년 동기比 3배↑
주식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 적발
금융감독원 "공매도 거래…투자자 불신 해소해 나갈 것"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경기 불황과 주가 폭락에도 웃으면서 주식을 살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자”라며 “불황과 폭락은 곧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의 기회를 잡기 위해선 시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주식공부방’이 투자의 시작을 준비 중인 독자 여러분께 주식 기본 용어와 최신 시장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선 최근 공매도 규모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그간 의혹만 제기됐던 악의적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금융당국에 의해 처음으로 적발됐습니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무차입 공매도 사례는 꾸준히 적발됐으나 매매차익을 노리고 움직인 세력의 실체가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불법 공매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선 최근 공매도 규모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 규모는 각각 6043억원, 35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건수는 1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세 배 이상 늘어난 253건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6월 공매도 조사 전담반을 설치한 금감원은 공매도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 조사 과정에서 블록딜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매도를 한 혐의가 적발됐습니다. 블록딜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주식 대량 매매를 의미합니다. 불공정거래 혐의자인 외국계 헤지펀드는 블록딜 매수자로서 협상 과정에서 조금 더 낮은 가격에 매수하기 위해 대규모 매도 스와프 주문을 제출해 블록딜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렸다고 합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갚으면서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을 말합니다. 스와프 거래는 외국계 헤지펀드 등이 이용하는 거래방식입니다. 매도스와프 주문을 접수 받은 증권사가 포지션 헤지를 위해 공매도 주문을 시장에 제출하는 기법입니다. 블록딜 매수자인 외국계 헤지펀드가 블록딜 과정에서의 비용을 줄이고자 매매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추기 위해 공매도를 이용한 것입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 사례도 처음으로 적발됐습니다. 무차입 상태에서 고의로 매도 주문을 제출해 매매차익을 극대화한 세력이 포착된 것인데요. 국내에서 차입 공매도는 합법 거래지만 유가증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가 낙폭을 키우고 증시 변동성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다만 처벌 수위가 낮고 적발이 어려워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혐의들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 안건 상정 등 신속하게 제재 조치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감독원은 CFD, TRS 연계 불공정거래에 대한 기획조사, 고의적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조사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공매도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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