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안구건조증 임상 또 실패…“내년 임상 재추진”
두 번째 임상서 주요 평가지표 달성 실패
“다른 평가지표 중심으로 임상 진행할 것”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 3상에 다시 한번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앞선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만큼 이번 임상 실패도 예상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안구건조증은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만큼 기업이 임상을 지속하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탄파너셉트(개발명 HL036)의 미국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당초 안구건조증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각막중앙부손상개선(CCSS)과 안구건조감(EDS)을 확인하려 했지만 탄파너셉트를 투약한 환자들과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환자들 사이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올바이오파마가 탄파너셉트 임상 3상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 회사는 탄파너셉트의 첫 번째 임상 3상에서도 주요 평가지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당시 637명의 임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부각막염색지수(SCSS)와 안구불편감지수(ODS)를 측정했더니 탄파너셉트를 투여한 환자들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첫 번째 임상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다음 임상을 진행한 건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의 복잡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임상에서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증상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 만큼 임상을 여러 차례 진행하며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른 제약사도 최소 세 번에서 최대 다섯 번의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했다.
실제 이 회사는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 2차 평가지표였던 CCSS와 EDS가 의미 있는 개선을 보이자 이를 1차 평가지표로 조정해 두 번째 임상을 진행했다. 앞선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CCSS와 EDS가 두 번째 임상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낸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하는 신약 허가 조건을 충족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들 지표를 1차 평가지표로 설정한 두 번째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임상 참여자만 수백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 데다, 주요 평가지표 달성에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앞으로 이 회사가 탄파너셉트로 진행할 임상시험을 향한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사실상 예견됐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중국 기업과 진행해 온 탄파너셉트의 임상 3상을 중단한 바 있다. FDA의 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가 이 임상의 데이터가 일관적이지 못하다고 봐 ‘임상 중단’을 권고하면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진행됐던 임상이 중단됐고, 기존 임상 데이터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징후는 이미 관측됐다”며 “상업화 단계에서도 경쟁이 심화했을 것이란 난관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요 지표 변경해 임상 재도전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안으로 주요 평가지표를 조정하고 다음 임상 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진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인 ‘셔머테스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셔머테스트는 안구건조증 환자들의 눈물 분비량을 측정하는 검사다. 3㎝ 길이의 종이를 눈꺼풀 밑에 걸친 후 5분간 적셔진 종이의 길이를 측정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셔머테스트에서 10㎜ 이상의 개선을 보인 환자 반응률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주관적 증상에 대한 임상 결과 없이도 약물의 효능을 입증할 수 있다”며 “두 번째 임상의 셔머테스트에서 탄파너셉트를 투여한 환자들의 임상 결과가 15%, 위약을 투여한 환자의 수치가 4%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다음 임상에 진입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회사가 탄파너셉트의 새로운 임상 3상에서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할지는 미지수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은 주관적 요소가 임상 결과에 반영되기 때문에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임상시험을 계속해서 진행할 수는 없는 만큼, 약물의 시장성과 회사의 자금력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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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탄파너셉트(개발명 HL036)의 미국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당초 안구건조증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각막중앙부손상개선(CCSS)과 안구건조감(EDS)을 확인하려 했지만 탄파너셉트를 투약한 환자들과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환자들 사이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올바이오파마가 탄파너셉트 임상 3상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 회사는 탄파너셉트의 첫 번째 임상 3상에서도 주요 평가지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당시 637명의 임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부각막염색지수(SCSS)와 안구불편감지수(ODS)를 측정했더니 탄파너셉트를 투여한 환자들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첫 번째 임상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다음 임상을 진행한 건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의 복잡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임상에서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증상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 만큼 임상을 여러 차례 진행하며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른 제약사도 최소 세 번에서 최대 다섯 번의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했다.
실제 이 회사는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 2차 평가지표였던 CCSS와 EDS가 의미 있는 개선을 보이자 이를 1차 평가지표로 조정해 두 번째 임상을 진행했다. 앞선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CCSS와 EDS가 두 번째 임상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낸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하는 신약 허가 조건을 충족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들 지표를 1차 평가지표로 설정한 두 번째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임상 참여자만 수백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 데다, 주요 평가지표 달성에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앞으로 이 회사가 탄파너셉트로 진행할 임상시험을 향한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사실상 예견됐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중국 기업과 진행해 온 탄파너셉트의 임상 3상을 중단한 바 있다. FDA의 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가 이 임상의 데이터가 일관적이지 못하다고 봐 ‘임상 중단’을 권고하면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진행됐던 임상이 중단됐고, 기존 임상 데이터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징후는 이미 관측됐다”며 “상업화 단계에서도 경쟁이 심화했을 것이란 난관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요 지표 변경해 임상 재도전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안으로 주요 평가지표를 조정하고 다음 임상 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진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인 ‘셔머테스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셔머테스트는 안구건조증 환자들의 눈물 분비량을 측정하는 검사다. 3㎝ 길이의 종이를 눈꺼풀 밑에 걸친 후 5분간 적셔진 종이의 길이를 측정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셔머테스트에서 10㎜ 이상의 개선을 보인 환자 반응률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주관적 증상에 대한 임상 결과 없이도 약물의 효능을 입증할 수 있다”며 “두 번째 임상의 셔머테스트에서 탄파너셉트를 투여한 환자들의 임상 결과가 15%, 위약을 투여한 환자의 수치가 4%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다음 임상에 진입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이 회사가 탄파너셉트의 새로운 임상 3상에서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할지는 미지수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은 주관적 요소가 임상 결과에 반영되기 때문에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임상시험을 계속해서 진행할 수는 없는 만큼, 약물의 시장성과 회사의 자금력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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