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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에서 밀리는 건 못 참지…삼성 “글로벌 1등” vs LG “올레드 1등”

세탁기, 에어컨 이어 TV 경쟁
반도체 부진 삼성, 스마트폰 없는 LG
가전에서 자존심 대결

지난 1월 CES 2023에 마련된 LG전자 부스에 와이어리스 OLED TV가 전시돼 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TV 판매를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TV 판매량, 판매액 등 서로 다른 기준을 배경으로 글로벌 1위 TV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2.1%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수성했다고 전날 밝혔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 발표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Neo QLED‧OLED‧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초대형 제품들을 앞세워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달성을 위한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글로벌 TV 판매 1위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대화면 TV 판매량이 늘면서 75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38.8%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TV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과 유럽에서도 각각 52.6%와 60.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2500달러 이상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9.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QLED TV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373만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TV 시장의 8%, 전체 QLED 시장에서는 57.5% 수준이다.

같은 날 LG전자 역시 옴디아 발표를 인용해 올레드 TV 1위 사업자는 LG전자였다고 강조했다. 올레드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6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LG 올레드 TV가 13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2013년 첫 출시 이래 지난해 말 누적 출하량이 1500만 대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면 TV 시장에서도 LG전자는 ‘올레드’ 출하량 기준으로 강세를 보였다. 1분기 70형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 LG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7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1분기 TV 출하량은 올레드 TV 73만 8000대, 전체로는 548만 4200대를 판매해 금액 기준 점유율은 17.1%로 집계됐다.

이런 양사의 가전 경쟁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1분기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두고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 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이 48.6%를 기록하며 1위로 나타났다고 밝히자, LG전자는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 GfK를 인용했는데, LG전자는 “Gfk에서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밖에 세탁기 등 다른 가전에서도 양사의 자존심 대결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CES 2023에서 삼성전자는 '삼성 퍼스트룩 2023' 행사를 통해 98형 네오 QLED TV, 77형 OLED TV 등을 선보였다. [사진 연합뉴스]

“가전에선 밀릴 수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가전 시장에서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TV‧세탁기‧에어컨 등 가전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 업체의 영향력은 최상위권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전통의 가전 강자 LG전자와, 반도체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시장에서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가전 부분에서 두 회사의 실적은 비슷 수준이다.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VD(영상가전)·가전 사업 매출은 14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9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매출액은 12조355억원, 영업이익은 6339억원 수준이었다. LG전자의 경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을 담당하는 H&A 사업부와 TV, 오디오, 홈 뷰티기 사업을 하는 HE부문 실적을 더한 수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사업부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전 사업, 특히 TV나 세탁기, 에어컨 등 특정 제품군에서만큼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이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LG전자는 연결기준 1조49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6401억원)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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