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에서 밀리는 건 못 참지…삼성 “글로벌 1등” vs LG “올레드 1등”
세탁기, 에어컨 이어 TV 경쟁
반도체 부진 삼성, 스마트폰 없는 LG
가전에서 자존심 대결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TV 판매를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TV 판매량, 판매액 등 서로 다른 기준을 배경으로 글로벌 1위 TV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2.1%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수성했다고 전날 밝혔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옴디아 발표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Neo QLED‧OLED‧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초대형 제품들을 앞세워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달성을 위한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글로벌 TV 판매 1위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대화면 TV 판매량이 늘면서 75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38.8%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TV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과 유럽에서도 각각 52.6%와 60.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2500달러 이상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9.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QLED TV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373만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TV 시장의 8%, 전체 QLED 시장에서는 57.5% 수준이다.
같은 날 LG전자 역시 옴디아 발표를 인용해 올레드 TV 1위 사업자는 LG전자였다고 강조했다. 올레드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6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LG 올레드 TV가 13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2013년 첫 출시 이래 지난해 말 누적 출하량이 1500만 대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면 TV 시장에서도 LG전자는 ‘올레드’ 출하량 기준으로 강세를 보였다. 1분기 70형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 LG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7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1분기 TV 출하량은 올레드 TV 73만 8000대, 전체로는 548만 4200대를 판매해 금액 기준 점유율은 17.1%로 집계됐다.
이런 양사의 가전 경쟁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1분기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두고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 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이 48.6%를 기록하며 1위로 나타났다고 밝히자, LG전자는 “정확한 수치가 아니다”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기관 GfK를 인용했는데, LG전자는 “Gfk에서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밖에 세탁기 등 다른 가전에서도 양사의 자존심 대결은 이어지고 있다.
“가전에선 밀릴 수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가전 시장에서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TV‧세탁기‧에어컨 등 가전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 업체의 영향력은 최상위권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전통의 가전 강자 LG전자와, 반도체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시장에서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가전 부분에서 두 회사의 실적은 비슷 수준이다.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VD(영상가전)·가전 사업 매출은 14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9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매출액은 12조355억원, 영업이익은 6339억원 수준이었다. LG전자의 경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을 담당하는 H&A 사업부와 TV, 오디오, 홈 뷰티기 사업을 하는 HE부문 실적을 더한 수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사업부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전 사업, 특히 TV나 세탁기, 에어컨 등 특정 제품군에서만큼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이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LG전자는 연결기준 1조49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6401억원)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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