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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가 야심차게 선보인 ‘TL’ 첫 인상은?[서대문 오락실]

‘배틀패스’ 도입 등 과금 요소 낮추고자 노력
단순·반복 사냥은 ‘단조로워’…대규모 전투는 기대

TL 이미지 [사진 원태영 기자]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신작 ‘쓰론앤리버티’(TL)가 지난 24일 베타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기존 리니지 IP 및 고과금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엔씨가 야심차게 선보인 TL에 대한 유저들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요?

우선 TL이 어떤 게임인지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앞서 TL은 ‘더 리니지’의 약자로 알려졌습니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신작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죠. 하지만 엔씨는 TL을 쓰론 앤 리버티라고 소개하며, 리니지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지난해 12월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TL에 대해 직접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녹화된 영상을 통해서였지만, 김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 대표는 영상에서 “모바일에서 느낄 수 없는 MMORPG만의 가치와 감성이 PC와 콘솔에서 살아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MMORPG로 개발했다. 모두를 위한 플레이, ’Play For All’이라는 슬로건 아래 TL을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게임 이름과 관련해서는 “전투와 경쟁으로 이뤄진 ‘쓰론’, 모험과 자유를 만끽하는 ‘리버티’,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함께하는 ‘AND’의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TL 속 시즌패스 모습 [사진 원태영 기자]

이제는 TL을 직접 플레이한 감상평 및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L의 첫 인상은 사실 여타 PC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출 등에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났습니다. 아무래도 PC 및 콘솔 시장을 동시에 노린다는 점에서 PC MMORPG에 콘솔 게임과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전투의 경우 사실 상당히 단조롭습니다. 몬스터의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방어하는 ‘기믹’이 존재하지만 ‘스텔라포스’라는 이름의 자동전투 중심으로 전반적인 전투가 설계된 탓에 복잡한 컨트롤은 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울러 퀘스트 역시 ‘몬스터를 몇 마리 잡아와라’ 등의 형태가 많아 굳이 수동으로 전투를 진행할 당위성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유저들도 대부분 ‘전투가 지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UI 역시 2023년에 나온 게임치고는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기존 리니지를 많이 참고한 UI는 리니지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칭찬할 점도 있습니다. 일단 BM에 있어 배틀패스 상품인 ‘시즌 패스’와 ‘성장 일지 패스’ 등을 도입해 과금을 낮추고자 노력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울러 리니지의 마법인형에 해당하는 ‘아미토이’를 확률형 아이템 방식이 아닌 인게임 콘텐츠를 통해 얻을 수 있게 한 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엔씨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24일 TL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직후 엔씨 주가는 이틀 만에 13% 가량 하락했습니다. 

일단 TL의 초반 퀘스트 및 사냥이 지루한 것은 대다수 동의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베타테스트 콘텐츠 중에서는 지역이벤트인 ‘늑대 사냥 대회’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유저와 경쟁해 늑대 꼬리를 납품하는 방식인 늑대 사냥 대회는 일시적으로 PVP가 허용 돼 다른 유저와 전투를 벌일 수 있었습니다. PVP에 거부감을 갖는 유저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지만 PVP를 좋아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향후 진행될 대규모 전투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퍼플 앱을 통해 모바일 스트리밍으로 접속한 모습 [사진 원태영 기자]

엔씨는 TL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날씨와 정밀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등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퍼플’을 통한 모바일 스트리밍 기능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 앱 마켓에서 퍼플 앱을 다운로드 받고 PC에서 게임을 실행하면 스트리밍 기능을 통해 모바일 기기에서도 TL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그렇다면 TL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사실 TL은 엔씨 게임답게 ‘공성전’ 등 대규모 전투에 특화된 게임입니다. 스킬이 단조롭고 타겟팅 스킬 방식으로 게임을 설계한 것 역시 대규모 전투를 염두에 뒀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초반 퀘스트 및 레벨업 과정은 지루하고 재미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TL의 진정한 재미는 자동사냥 등을 통해 어느정도 성장을 끝마친 후 향후 공개될 거점전 및 공성전 등의 콘텐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중요한 변수는 과금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처럼 고과금 유저만 대규모 전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이번 베타테스트에서 공개한 것처럼 배틀패스 위주의 저과금 방식이라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여러 유저들이 지적했듯이 초반 퀘스트 및 레벨업 등에 있어 좀 더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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