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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시장 참전 선언한 애플…국내 VR 게임사들 수혜 받나

4~5년전 게임업계에 먼저 불었던 VR 열풍
지금은 소수 게임사만 VR 게임 만들어
애플 참전으로 관련 생태계 구축 기대

애플 신제품 MR 헤드셋 ‘비전 프로’에 대해 설명하는 팀 쿡 CEO [사진 AFP/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이 최근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전격 공개했다. 애플이 공개한 MR 헤드셋은 ‘비전 프로’(Vision Pro)다. 비전 프로는 2014년 처음 공개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1000명이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착용형 공간 컴퓨터’라고 지칭하며 아이폰 이후의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 이후 MR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제조사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기다린 또 다른 곳이 있다. 바로 가상현실(VR)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이다. 사실 VR 게임 열풍은 과거 4~5년전 게임업계에 먼저 불었다. 하지만 한정된 플랫폼 및 부족한 콘텐츠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메타(구 페이스북)와 애플이 본격적으로 실감형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자 그동안 VR 게임을 개발해 왔던 게임사들에게도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게임업계는 애플의 MR시장 참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은 과거 아이폰 공개를 통해 본격적인 모바일 플랫폼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앱스토어 등 앱마켓을 통해 모바일게임이 본격적으로 유통된 것도 애플의 공이 크다. 과거 모바일게임 사례와 마찬가지로 실감형 콘텐츠 시장도 애플이 주도하면 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VR 게임이 대중화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국내 많은 게임사들이 VR 게임 개발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점이다. 현재 VR 게임 개발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곳은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스코넥 등 소수에 불과하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9년 ‘포커스온유’와 잠입 액션 어드벤처 VR 게임 ‘로건’을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한 바 있다. 포커스온유는 유저가 사진 촬영이 취미인 고교생이 돼 여주인공 ‘한유아’와 카페, 학교, 휴양지 등 가상의 공간에서 데이트, 사진 촬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며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VR 게임이다.

특히 유저들에게 실제 연애를 하는 듯한 감성을 제공하기 위해,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한유아’와 직접 대화하며 다양한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게임을 클리어한 이후에도 특정 에피소드들을 반복해서 즐길 수 있는 ‘회상 모드’를 제공해 다양한 의상을 착용한 ‘한유아’와 새로운 추억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했다.

‘로건’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유저가 주인공인 도둑 로건이 돼 블랙스톤 캐슬이라는 성에서 발생한 사건을 풀어가는 잠입 액션 어드벤처 VR 게임이다. ‘로건’은 판타지 소설 작가가 직접 집필한 방대한 세계관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차별화 포인트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 시연 모습 [사진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최근까지도 VR게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VR로 확장하는 첫 번째 타이틀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의 시연회를 최근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에서 진행했다. 이 게임에는 ‘플레이스테이션 VR2’의 4K HDR 고해상도 그래픽, 헤드셋 진동, 아이 트래킹 등의 실감 기술이 적용됐다.

컴투스의 VR 게임 자회사인 컴투스 로카는 최근  6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컴투스 로카는 ‘블레이드2’를 만든 신현승 대표를 비롯한 개발자들이 2021년 설립한 VR 게임 전문 개발사다. 지난 2월 중국 ‘PICO 스토어’에 VR 게임 ‘다크스워드’를 출시한 바 있다. 다크스워드는 VR 기기에서 단독 실행할 수 있고, 상호작용성과 사실적인 전투 액션 등이 특징이다.

2002년 설립된 스코넥엔터테인먼트도 VR 콘텐츠 개발과 제작에 특화된 기업이다. 스코넥의 주요 사업 분야는 메타버스 밸류체인 내 확장현실(XR) 교육·훈련사업, VR 게임사업, XR 미래사업이다. 현재 VR은 물론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총망라하는 XR 기술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는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XR 교육·훈련사업의 경우 화학·소방·국방·치안 등 실제와 동일한 수준의 훈련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기반 가상현실 시스템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넓은 공간에서 다수의 참여자가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발된 ‘대공간 XR 워킹 시스템’은 총 7종의 특허를 획득해 2020년 12월 국내 표준으로 최초 제정됐다.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지난해 2월 코스닥에 입성한 스코넥은 2022년 12월 메타와 VR 1인칭 슈팅 게임(FPS) 개발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실감형 콘텐츠의 경우 아직은 ‘하는 사람만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하지만 애플이 과거 모바일앱 생태계를 구축했듯이 이번 MR 기기 발표를 통해 관련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실감형 콘텐츠 대중화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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