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도요타자동차가 약 4~5년 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선보일 것이란 현지 보도가 나왔다. 전고체 배터리는 항속거리가 늘어나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전기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왔던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로 반전을 이뤄낼 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시즈오카현 연구소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과제를 극복했고 2027∼2028년 양산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성능 면에서 진일보한 차세대 배터리다. 특히 10분 이하 충전으로 1200㎞를 달릴 수 있어 주행 거리가 현재 출시된 전기차의 2.4배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도요타는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 업체다. 하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세계시장 경쟁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이번 전고체 배터리 탑재 계획은 도요타의 향후 미래 비즈니스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2020년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으로 시험 주행한 바 있다. 또 전고체 배터리 특허도 1000건 이상 보유할 만큼 이 분야 성장에 '진심'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용화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높은 가격은 실용화의 걸림돌이다.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는 전고체 배터리 제조 비용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425배나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실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고급 차 등 일부 차종에 한정된 형태로 탑재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나카지마 히로키 부사장은 "좋은 (전고체 배터리)재료가 발견됐다"며 "세계에서 뒤지지 않고 반드시 실용화를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030년 전기차의 세계 판매량을 2022년 판매량의 약 140배에 해당하는 350만대로 늘릴 계획을 내걸었다. 이 가운데 170만대는 BEV 팩토리를 통한 차세대 전기차가 차지할 전망이다.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혼다는 2020년대 후반, 닛산은 2028년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BMW는 2025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실증 차량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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