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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 없다” 엔저 현상 기댄 엔테크 수요 급증

4대 시중은행의 5월 엔화 매도액, 1년 전 比 4.8배
엔화 환전 건수 계속 늘어
일각에선 엔저 현상 장기화 우려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엔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엔저 현상에 따라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투자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한화 약 2732억원)으로 전월 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2억8500만엔)보다는 4.8배 급증했다.

엔화 매도액이 증가한 것은 고객의 요구로 은행에서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 규모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엔화 환전(원화→엔화) 건수도 계속 늘고 있다. 5월 엔화 환전액이 가장 많은 A 은행의 환전 건수는 14만1743건으로 4월의 7만8643건의 두배 가까이 됐고,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8041건과 비교하면 약 8배에 달했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978억5900만엔에서 이달 15일 현재 8109억7400만엔으로 16%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잔액인 5862억3000만엔과 비교하면 38% 급증했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의 무역결제 수요 등에 따라 엔화 예금 규모가 증가했다고 보지만, 엔저 효과 영향으로 개인들의 예금 잔액도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당장 엔화를 쓸 일이 없어도 미리 엔화를 보유해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었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 16일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으로 2015년 6월26일의 905.40원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아울러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가 각국에서 해제된 이후 일본 여행이 크게 늘면서 엔화 수요가 늘면서 엔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저 추세가 지속되면서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엔화 약세는 미국 등 선진국 추가 긴축 경계 영향이 지배적”이라며 “3분기 초까지는 대외 긴축 경계가 지속되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엔/달러의 하락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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