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생각한 대출…결국 연봉 전체를 원리금으로[부채도사]
DSR 70% 이상 대출자 300만명…고금리 상황서 대출 수요↑
“집 마련엔 관심 높지만…대출 상환엔 관심도 낮아”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54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대출자들이 빚을 빚으로 해결하는 '악순환 늪'에 빠졌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대출자들은 '내 집 마련'에는 관심이 많지만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 70%이상 대출자 300만명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이상 되는 대출자는 전체의 15.1%로, 29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DSR 70%를 넘기는 차주들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DSR 70%를 넘는 대출자는 201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36만명 증가했는데, 지난해에만 22만명 증가했다. DSR은 연간 총소득 대비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비중을 말한다.
당국에서는 대출자의 DSR이 70%에 달하게 되면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모든 소득을 원리금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한다. DSR이 이보다 더 높으면 원리금을 갚을 수 없는, 사실상 부도 상태로 보고 있다.
DSR이 70% 이상인 대출자 299만명 중에 DSR 100% 이상에 해당하는 대출자도 총 175만명에 달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전달보다 633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는데, 올해 5월부터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평균 연 5.12%로 여전히 5%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대출 수요는 여전하다. 이러면 대출자의 DSR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 4~5%대에 달하는 대출금리 상황에서도 신규취급액 기준 5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77.0%를 기록했고, 4월에는 80.7%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있고, 더 이상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고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받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고정금리 대출을 받게 되면 장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무조건 고정금리를 선택하기보다 혼합형 등 향후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기 재무계획 세우는데 대출 상환은 관심 떨어져”
이런 현상은 대출을 '쉽게 보는 태도'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한은과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 30일 내놓은 ‘2022 전국민 금융이해력조사’에 따르면 ‘금융행위’ 점수는 지난해 65.8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행위’는 재무계획, 예산관리, 정보에 입각한 예적금 및 대출 등 금융상품 선택과 관련돼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장기재무 목표 설정’과 ‘평소 재무 상황 점검’ 점수는 각각 48.0점, 55.7점에 불과했다.
특히 장기 재무계획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이사 및 주택자금’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출상환’은 8.3%에 그쳤다. ‘자동차 구입’도 재무목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6%로 이보다 더 높았다.
금융소비자들이 재무 관점에서 주택 등 자산 마련에는 집중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출상환에 대해서는 관심 이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출을 쉽게 생각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가 유행해 현재와 같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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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들이 빚을 빚으로 해결하는 '악순환 늪'에 빠졌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대출자들은 '내 집 마련'에는 관심이 많지만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 70%이상 대출자 300만명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이상 되는 대출자는 전체의 15.1%로, 29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DSR 70%를 넘기는 차주들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DSR 70%를 넘는 대출자는 201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36만명 증가했는데, 지난해에만 22만명 증가했다. DSR은 연간 총소득 대비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비중을 말한다.
당국에서는 대출자의 DSR이 70%에 달하게 되면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모든 소득을 원리금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한다. DSR이 이보다 더 높으면 원리금을 갚을 수 없는, 사실상 부도 상태로 보고 있다.
DSR이 70% 이상인 대출자 299만명 중에 DSR 100% 이상에 해당하는 대출자도 총 175만명에 달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전달보다 633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는데, 올해 5월부터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평균 연 5.12%로 여전히 5%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대출 수요는 여전하다. 이러면 대출자의 DSR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연 4~5%대에 달하는 대출금리 상황에서도 신규취급액 기준 5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77.0%를 기록했고, 4월에는 80.7%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있고, 더 이상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고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받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고정금리 대출을 받게 되면 장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무조건 고정금리를 선택하기보다 혼합형 등 향후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기 재무계획 세우는데 대출 상환은 관심 떨어져”
이런 현상은 대출을 '쉽게 보는 태도'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한은과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 30일 내놓은 ‘2022 전국민 금융이해력조사’에 따르면 ‘금융행위’ 점수는 지난해 65.8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행위’는 재무계획, 예산관리, 정보에 입각한 예적금 및 대출 등 금융상품 선택과 관련돼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장기재무 목표 설정’과 ‘평소 재무 상황 점검’ 점수는 각각 48.0점, 55.7점에 불과했다.
특히 장기 재무계획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이사 및 주택자금’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출상환’은 8.3%에 그쳤다. ‘자동차 구입’도 재무목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6%로 이보다 더 높았다.
금융소비자들이 재무 관점에서 주택 등 자산 마련에는 집중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출상환에 대해서는 관심 이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출을 쉽게 생각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가 유행해 현재와 같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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