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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추긴 아빠 찬스?...억소리 나는 법인차 최고점 찍었다

올해 상반기 1억원 이상 법인차 2만4000대 넘어
정부 규제 예고 후 매월 증가세...전년 대비 4.7%↑

정부가 예고한 법인차 전용 번호판.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법인차 사적사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올들어 고가 법인차(판매 가격 1억원 이상) 등록 대수가 매월 늘었다. 정부가 법인차 사적사용 방지 대책으로 연두색 전용 번호판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다.

정부는 빠르면 9월부터 관련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제도 시행 이전에 등록된 법인차는 새로운 제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당분간 고가 법인차의 등록 대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고가 법인차 등록 대수는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2만401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만2928대와 비교해 4.7%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법인 등록 대수가 가장 많았던 브랜드는 1만1321대의 메르세데스-벤츠로 나타났다. 이어 BMW(5103대), 포르쉐(3624대), 랜드로버(1715대), 아우디(976대) 순이었다.

올들어 고가 법인차 등록 대수가 매월 늘고 있다. 월별 등록 대수는 ▲1월 2569대 ▲2월 3569대 ▲3월 3942대 ▲4월 4117대 ▲5월 4228대 ▲6월 5589대 등이다.
정부는 고가의 법인차를 사적사용하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7~2021년)간 신규 등록된 승용차의 수는 연평균 1.3% 감소했지만, 법인이 구매한 신규 승용차 대수는 연평균 2.4%씩 증가했다.

이 기간 고가 승용차의 등록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법인이 구매한 승용차의 신규 등록 취득가액(매입가)은 1억 초과 4억 이하 차량이 71.3%, 4억 초과 차량이 88.4%로 집계됐다. 도로 위를 달리는 고가 수입차 10대 중 7~8대가 법인차라는 얘기다. 업무용으로 고급차를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관련 규제 마련에 착수해 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대선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토부 등은 지난 1월 공청회를 열고 신규 번호판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법인 구매 또는 리스, 렌트 차량에 기존 흰색 번호판과 차별화되는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민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갤럽이 작년 8월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4%가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80%는 전용 번호판 도입에 따른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정부의 신규 규제 도입 시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올들어 법인차 신규 등록 대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당초 정부는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 시점을 7월로 예상했지만, 현재 9월 이후로 미뤄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전까지 등록된 법인차에는 관련 제도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등록이 완료된 법인차는 기존과 동일한 흰색 번호판을 달게 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기존에 등록된 법인차의 번호판을 바꾸는 것이 인프라 부족 등에 따라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초부터 계속된 고가 법인차 등록 대수 증가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차 사적사용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언급됐던 사회적 문제”라면서 “지금 9월 얘기가 나오는데 그 전까지 고가 법인차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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