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홍보효과 톡톡”…중견 건설사, 골프단 창단 러시

[골프 바람부는 건설사]②
두산건설·대보건설·안강건설 등 골프단 창단 줄이어
고급 스포츠 골프 마케팅, 주택 브랜드 인지도 제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유현주 프로가 3월 1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두산건설 위브(We've) 골프단 창단식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크라우닝]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골프단 창단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건설사 주택 브랜드 대비 중견사들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이에 고급 스포츠인 골프를 통해 구매력이 있는 중년층 고객에 브랜드를 알리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골프단 창단은 연간 마케팅 비용 대비 매우 효율적인 홍보수단이라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 골프단, 누가누가 영입됐나

두산건설은 올해 3월 자사 주택 브랜드명인 ‘We’ve’를 적용해 골프단을 창설했다. 이 골프단에는 KLPGA 투어 임희정, 박결, 유현주, 유효주 등 국내 정상급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또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김민솔 선수도 골프단에 영입했다.

앞서 대보건설도 지난해 3월 남녀 프로골프선수 6명으로 구성한 ‘대보 골프단’을 창단했다. 당시 골프단에는 KLPGA 소속 김지현, 김윤교, 장은수 프로와 한국프로골프(KPGA) 소속 최민철, 고군택, 오승현 프로가 참여했다. 선수들은 대보건설과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하우스디’ 로고를 새긴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고군택 프로가 7월 23일 솔라고CC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한 순간 기뻐하고 있다. [제공 KPGA]

안강건설은 지난해 3월 KLPGA 투어 선수 6명과 1명의 미디어 프로로 구성한 ‘안강건설 골프단’을 창단했다. 안강건설 골프단은 창단 첫해인 지난해 우승 1회, 준우승 2회, 톱10 19회 등의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2018년 골프단을 창단한 동부건설은 창단 이후 'KLPGA 10승 달성'에 성공하는 등 명문 골프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4년부터 일찌감치 골프단을 창단한 대방건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이정은6, 오수현, 노예림, KLPGA 투어의 이소미, 정연주, 현세린, 김민선7, 장연주, 임진영이 참여하고 있다.

금강주택 역시 지난 2021년 12월 KPGA 투어 현역 프로선수 6명으로 구성한 ‘금강주택 프로골프단’을 창단했다. 허인회 프로를 비롯해, 김승혁, 최호성, 옥태훈, 김영웅, 이세진 프로가 창단 멤버로 자리했다. 한국토지신탁도 지난 2020년 5월 KLPGA 투어 소속 김민선, 박현경, 황예나, 전우리 등 4명이 참여한 ‘한국토지신탁 골프단’을 창설했다.

구매력 갖춘 3040 공략에 안성맞춤

이처럼 중견건설사들이 골프단 창설에 집중하는 이유는 골프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해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주로 지방지역에서 사세를 키워 온 중견건설사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장벽이 있다. 하지만 골프단 창단 시 해당 건설사의 고급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현재 골프가 중년층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건설사의 주택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효과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골프는 2~3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기가 뜨거워진 상황이고 여기에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살만한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 이상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사들의 골프단 창단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실제 골프단 창설 뒤 성적이 좋은 골프단을 보유한 건설사들은 언론의 주목과 함께 선수가 입고 있는 옷과 모자에 새겨진 주택 브랜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려면 건설사가 가지고 있는 주택 브랜드가 유명해야 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중견 건설사는 대형 건설사가 보유한 브랜드와 직접 경쟁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건설사가 골프단을 만들면 일반적으로 선수 한 명당 1년에 최소 6억원의 후원금을 지출하는데, TV광고나 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마케팅하는 것보다 차라리 주택 구매력을 가졌으면서도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중견 건설사들의 골프단 창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야구, 축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 구단 후원 비용은 부담이 큰 편이지만 골프는 선수에게 직접 후원하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다"며 "기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TV 광고보다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골프는 경기 특성상 선수 개인 주목도가 높아 모자, 옷, 우산 등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고, 고급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중견사들이 가장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전략에 안성맞춤”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골프단을 새로 만든 건설사 경영진들도 대부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견 건설사나 지역 기반 건설사를 중심으로 골프단 창단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미 송영숙 회장 해임?...재점화된 오너家 갈등

2대통령실, 라인사태에 “단호히 대응”...네이버 노조 “매각 반대”

3“방시혁, 뉴진스 인사 안 받아”...하이브 “일방적 주장”

4 中 왕이 “최근 한중관계, 공동이익 부합하지 않아”

5공정위, 쿠팡 ‘PB 부당 우대 의혹’ 조사...법인 고발까지 검토

6상주시, 귀농청년과 은퇴자 위한 복합 주거단지 조성... "공동육아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 지원해"

7경북-강원-충북 연결하는 '마구령 터널' 8년만에 개통

8글로벌 축제로 도약한 '파워풀대구 페스티벌' 성황리 마무리

9 권익위 “尹 검사시절 ‘한우 업무추진비’ 위반 아냐”

실시간 뉴스

1한미 송영숙 회장 해임?...재점화된 오너家 갈등

2대통령실, 라인사태에 “단호히 대응”...네이버 노조 “매각 반대”

3“방시혁, 뉴진스 인사 안 받아”...하이브 “일방적 주장”

4 中 왕이 “최근 한중관계, 공동이익 부합하지 않아”

5공정위, 쿠팡 ‘PB 부당 우대 의혹’ 조사...법인 고발까지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