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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글이 보물이 되다 [C-스위트]

[CXO의 방]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글 ‘書’ 재물 ‘財’
‘소의 걸음으로 1000리 간다’…우보천리 경영철학
33년 한국콜마의 성장 비결…“이순신 정신 덕분”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서울시 서초구 사임당로 18 석오빌딩 15층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글 ‘書’ 재물 ‘財’, 글이 보물이 되다.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집무실은 회사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집이 삶의 자취를 담아내는 그릇이라면 CEO의 집무실에는 해당 기업의 문화나 경영 철학이 그대로 투영된다. 특히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과 소신이 뚜렷한 CEO일수록 더욱 그렇다.

한국콜마의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서울 서초구 석오빌딩 건물 앞에는 우직한 황소 모형이 장승처럼 버티고 서 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소의 걸음으로 1000리를 간다’는 뜻으로 목표를 향해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걸음으로 나아가라는 윤 회장의 경영 철학이자 이 건물의 상징이다.

윤 회장의 방은 이 건물 15층에 위치해 있다. 재계 ‘소문난 독서광’답게 그의 집무실은 도서관에 가깝다. 빽빽이 서가에 꽂힌 책은 물론 책상과 테이블 위에도 족히 100여 권은 됨직한 책들이 쌓여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윤 회장의 스타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윤동한 회장이 석오빌딩 15층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집무실 곳곳에 놓인 책들과 감사패, 상장 등이 눈에 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윤 회장은 인사를 마치자 ‘치마바위’를 화제로 꺼냈다. 북쪽으로 트인 창 너머로 인왕산 기슭이 흐릿하게 보인다. 인왕산 정상에 펼쳐져 있는 치마바위는 연산군의 이복동생인 중종의 본처 폐비 신씨의 전설이 담긴 바위다. 그는 종종 인왕산을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합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고 한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거울이자 ‘최고의 스승’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시대를 초월해서 알려주죠. 역사야말로 삶의 스승인 셈입니다.”

윤 회장은 그 조합을 단순한 머릿속 지식으로만 담아두고 있지 않은 듯했다. 1990년 창업 후 그가 던졌을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역사에서 찾았다는 얘기다. 그런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은 자력갱생의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33년 전 한국콜마가 국내 최초로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시작하고 오늘날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게 된 것도 바로 이순신 정신 덕분이죠.”

윤동한 회상 집무실에 놓인 물품들. 윤 회장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리더십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순신에 대한 윤 회장의 의지는 경영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윤 회장은 이순신의 리더십을 많은 리더들이 배우고 지혜를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이순신 장군이 생전에 남긴 글을 모아 ‘이충무공전서’ 역주본을 출간하기도 했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눠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동안 윤 회장이 자신만의 보물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읽고 세상과 소통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도 그의 서재에선 ‘윤동한표 경영’ 시나리오가 작성되고 있다. 그 길엔 쉼표만 있을 뿐 마침표는 없어 보인다.

윤동한 회장은_ 전문경영인이자 오너 기업인이다. 1947년생으로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농협을 거쳐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198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90년 단 3명의 직원과 함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 한국콜마를 창업해 33년이 지난 현재 K뷰티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과 동국제약 등 900개가 넘는 국내외 화장품·제약사를 고객사로 두고있다. 한국콜마의 생산능력(캐파)은 연간 15억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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