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못 버텨”…홈쇼핑 3사, 수수료 부담에 송출 중단 ‘초강수’
롯데·현대·CJ, 케이블TV 사업자에 방송 중단 통보
방송 매출액 비중 매년 하락…반면 송출 수수료는 연 8%씩↑

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 CJ온스타일 등 주요 홈쇼핑 채널이 송출 수수료 갈등 끝에 일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홈쇼핑사가 자발적으로 방송 송출까지 중단하겠다고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홈쇼핑사의 ‘블랙 아웃’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의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CJ온스타일은 송출 수수료 기본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10월부터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에 가입한 시청자들은 CJ온스타일을 볼 수 없게 된다. 이들 지역의 LG헬로비전 가입자는 368만가구로 알려져 있다.
앞서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송출 수수료 갈등 끝에 일부 사업자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고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와 유료 방송 사업자는 방송 송출을 두고 일정 기간마다 계약을 맺는다. 홈쇼핑 업체는 방송을 내보내주는 대가로 송출 수수료를 유료 방송 사업자에 지급한다. 유료 방송 사업자는 수수료를 받고 홈쇼핑 방송을 내보낸다. 현재 송출 수수료 액수를 두고 양쪽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료 방송 사업자는 물가상승률 등을 이유로 매년 계약을 갱신할 때 송출 수수료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홈쇼핑 업계는 유료 방송 이용자 수 감소와 함께 TV홈쇼핑 시청자도 줄어드는 만큼 송출 수수료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업계와 유료 방송 사업자는 오랜 기간 송출 수수료 문제를 놓고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거듭해왔다. CJ온스타일과 LG헬로비전은 지난 2021년부터 방송 송출 중단을 목전에 두고 협상이 불발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최근 홈쇼핑 업황 악화와 그간의 송출 수수료 상승분 등을 고려하면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홈쇼핑사가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비대면 소비 특수가 줄어 외형 성장이 멈추고 영업이익이 줄고 있지만, 송출 수수료는 매년 늘고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송출 수수료는 총 1조9056억원이었다. 이 수수료는 최근 몇 년새 연 평균 8%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수수료 비중이 매출액 대비 65.7%에 달했다.
여기에 홈쇼핑 업체의 TV매출 비중 또한 계속 줄고 있다. TV홈쇼핑 7개 법인의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은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 ▷2022년 49.4% 등이다.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 갈등이 업계 전반으로도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이드 라인이나 법적 제재가 있지 않아 도의적인 부분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에 이러다가 방송 송출 중단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연말 쯤이 돼야 상황이 마무리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4일 이상록 전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 대변인(전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이 한국TV홈쇼핑협회 협회장에 새로 취임하면서 송출 수수료와 관련한 업계 대응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 신임 협회장은 송출 수수료 정상화, T커머스(티커머스) 규제 완화 관련 홈쇼핑 업계 대응 등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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