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 두산로보틱스(454910)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현금흐름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뜩이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까지 크게 늘며 현금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27억원으로 전년(-77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제품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을 뜻한다. 

즉 두산로보틱스는 영업활동 과정에서 지출이 수입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두산로보틱스는 창사 이후 7년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에도 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 영향이 크다. 상장 준비를 위해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발생했고 이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둔화한 것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채권은 106억원으로 전년(86억원) 대비 23.3% 증가했다. 이에 따른 매출채권 회전율은 4.3회에서 4.2회로, 회전일수는 84.8일에서 86일로 둔화됐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뜻한다. 회계상 외상으로 판매한 제품은 사실상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매출로 인식된다.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또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도 두산로보틱스의 발목을 잡았다. 매출이 늘었지만 재고순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무적 부담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두산로보틱스의 재고자산은 56억원에서 134억원으로 139.3% 급증했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6.6회에서 3.4회로 반토막났다. 이에 따른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55.2일에서 108.7일로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악화된 현금흐름과 별개로 두산로보틱스의 재무건전성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20년가지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했지만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꾸준히 자본확충을 하며 차입금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두산로보틱스의 부채 규모는 상반기 연결기준 333억5600만원, 부채비율은 102.9%, 차입금의존도는 23.5%다. 

한편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5만1400원으로 공모가(2만6000원) 대비 97.7% 급등했다. 장 초반 한 때 2배 이상 높은 6만7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두산로보틱스의 일반 청약경쟁률 524.05대 1에 청약증거금 33조1093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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