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 구조개혁하면 2%대 성장…정치에 달렸다”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서 기자간담회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2%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창용 총재는 12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구구조 트렌드를 보면 2% 정도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령화 때문에 점차 더 낮아진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이 3~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도 2% 성장하는데 '일본처럼 0%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소극적인 견해”라며 “노동시장이라든가, 경쟁 촉진, 여성 및 해외 노동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개혁하면서 장기적 목표를 2% 이상으로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성장 문제는 구조적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재정으로 할 문제는 아니다”며 “사안마다 이해당사자가 다른데, 구조개혁을 하면 2%로 올라가는 것이고 그 선택은 국민과 정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고금리와 관련해선 “미국이 정책금리를 안 올렸음에도 장기금리가 확 오르면서 충분히 긴축효과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일부의 얘기도 있고, 다른 쪽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미국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다”고 상반된 시각을 소개했다.
이어 “환율이나 시장가격 변화를 보면 미국이 한번 더 금리 올리는 가능성에는 시장이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정건전성과 관련해 이 총재는 “한국 정부가 다른 선진국과 달리 정치적으로 영향받지 않고 재정건전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는 건 다들 인정한다”며 “동시에 한국의 20~30년 이후를 보면 고령화 문제로 재정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세계적으로 다 인정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성장이니까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단기적인 성장률은 재정을 풀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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